하남시의 도 넘은 요구 "변전소 옆에 문화예술센터 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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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선로의 '마지막 관문'인 변전소가 건립될 하남시에서 한국전력 측에 ‘문화 예술 시설 건립’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력 공급의 필수 인프라에 대한 허가를 볼모로 지방자치단체가 도를 넘어선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김동철 한전 사장과 이헌재 하남시장은 지난 4월부터 ‘동서울 변전소’ 건립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남시는 동서울변전소 옥내와·증설에 대해 줄곧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허가를 내라는 행정법원 판단에도 4개월째 인허가를 거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남시가 한전에 주민 설득을 위해선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같은 주민 전용 문화 예술 센터를 건립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동해안 복합화력 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옮길 수 있는 280km 길이의 초고압교류송전선(HVDC)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미 강원·경기권 79개 구간 모두에서 주민 합의가 끝났고, 종점인 하남시에서 동서울변전소를 증설하는 사업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에서 온 고압 전원의 전압을 낮춰 수도권 기업과 가정에 공급하는 핵심 설비다. 이 시장이 이같이 요구한 이유는 수민 수용성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와 담장을 두고 변전소를 마주하게 되는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려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한전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의 요구는 이해가 가지만, 예산 범위 내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아트센터 건립에 수백억이 투입될 텐데, 900개가 넘는 변전소를 증설할 때마다 이런 요구를 해온다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하남 변전소 공사가 끝나면 한전 및 그룹사 직원이 상주해 전자파 우려를 해소하고, 여유 공간에는 체육 시설이나 휴식 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하남시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전소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약속도 제시했다. 한전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변전소가 들어설 감일지구 거주민을 대상으로 ‘변전소 및 변환소 경관 개선안’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 중이다.
전력 업계에선 필수 인프라인 전력망에 연결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길어질수록 전력망 안정성이 떨어지고, 국민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사업의 준공 시점은 2019년 2026년까지로 미뤄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전력 직원들이 하남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정도로 갈등이 커진 상태다.
한전 관계자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29개월간 450여회 이상 주민 면담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변환소 증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전자파에 대한 오해를 풀어 주민 수용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email protected]
25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김동철 한전 사장과 이헌재 하남시장은 지난 4월부터 ‘동서울 변전소’ 건립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남시는 동서울변전소 옥내와·증설에 대해 줄곧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허가를 내라는 행정법원 판단에도 4개월째 인허가를 거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남시가 한전에 주민 설득을 위해선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같은 주민 전용 문화 예술 센터를 건립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동해안 복합화력 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옮길 수 있는 280km 길이의 초고압교류송전선(HVDC)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미 강원·경기권 79개 구간 모두에서 주민 합의가 끝났고, 종점인 하남시에서 동서울변전소를 증설하는 사업 하나만 남겨두고 있다.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에서 온 고압 전원의 전압을 낮춰 수도권 기업과 가정에 공급하는 핵심 설비다. 이 시장이 이같이 요구한 이유는 수민 수용성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와 담장을 두고 변전소를 마주하게 되는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려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한전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의 요구는 이해가 가지만, 예산 범위 내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아트센터 건립에 수백억이 투입될 텐데, 900개가 넘는 변전소를 증설할 때마다 이런 요구를 해온다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하남 변전소 공사가 끝나면 한전 및 그룹사 직원이 상주해 전자파 우려를 해소하고, 여유 공간에는 체육 시설이나 휴식 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하남시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전소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약속도 제시했다. 한전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변전소가 들어설 감일지구 거주민을 대상으로 ‘변전소 및 변환소 경관 개선안’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 중이다.
전력 업계에선 필수 인프라인 전력망에 연결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길어질수록 전력망 안정성이 떨어지고, 국민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사업의 준공 시점은 2019년 2026년까지로 미뤄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전력 직원들이 하남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정도로 갈등이 커진 상태다.
한전 관계자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29개월간 450여회 이상 주민 면담을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변환소 증설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전자파에 대한 오해를 풀어 주민 수용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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