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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도넛이 전하는 위로...눈으로 즐기는 '한 입의 행복'

김재용 학고재갤러리 개인전
'런 도넛 런'
'도넛 페인팅 시리즈' 세부.
도넛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황금빛 도넛 위 흰 눈이 내린 듯한 설탕 코팅과 그 위에 뿌려진 형형색색의 사탕 장식은 마치 보석처럼 빛난다. 막 구운 따뜻한 도넛을 받아들어 베어무는 순간, 입안에서 느껴지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함이 주는 행복감. 김재용(50·서울과기대 도예학과 부교수)는 이런 도넛의 매력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다.

김 작가의 개인전 ‘런 도넛 런’이 열리고 있는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는 지금 80점 넘는 ‘도넛 연작’ 덕분에 도넛 가게처럼 변했다. 미국 하트퍼드 아트스쿨 조각과를 졸업하고 블룸필드 힐스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도자과 석사를 받은 그가 도넛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건 2010년 무렵.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허덕이고 있을 때다. 생활고에 허덕이던 김 작가는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평소 좋아하는 도넛을 도자기로 빚어 벽에 걸었다. 그런데 이 작업들이 작업실에 들른 미술계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내가 즐거운 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도넛 페인팅 시리즈' 앞에 선 김재용 작가.
그 후 김 작가는 밀가루 대신 흙을 구워 만든 도자기 도넛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달콤한 행복감이 담긴 작품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어느새 그는 1000점 넘는 도넛 작품을 만들어 ‘완판’시킨 인기 작가가 됐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신작 ‘런 도넛 런’은 그간 작가이자 교수로 쉼없이 달려온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 크롬을 도금해 은색으로 빛나는 ‘유 디드 웰 도넛’ 작품들은 자신에게 주는 트로피를 형상화했다.

“초등학교 때 미술학원 선생님이 제가 그린 수채화를 보고 ‘넌 앞으로 학원에 나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제가 색약(色弱)이라 색을 이상하게 쓴다는 이유였습니다. 그 후에도 작가의 길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여러 번 있었어요. 하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이렇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들에는 제 자신을 다독이는 의미도 있지만, 관람객들을 위로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한 걸음씩 나아가면 달콤한 행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유 디드 웰 도넛' 작품 사이에 선 김 작가.
관람객이 '도넛 페인팅 시리즈'를 감상하고 있다.
안쪽에 걸린 수십개의 ‘도넛 페인팅 시리즈’는 그를 상징하는 연작이다. 도자기를 구워 모양을 만들고 채색한 뒤 여러 색과 크리스털 등으로 장식해 완성했다. 도넛에 칠한 색과 무늬, 장식한 재료마다 그간의 삶과 생각이 묻어난다. “무뚝뚝했던 아버지가 어느날 ‘참 예쁘다’며 보여주신 꽃의 무늬, 바다로 놀러가서 봤던 열대어의 비늘 무늬 등 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반영해 그립니다. 도넛 위 크리스털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을 생각하며 붙였어요. 작가로서의 삶이 쉽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크리스털처럼 자신만의 빛을 발하라는 의미입니다.”

조새미 홍익대 초빙교수는 “작가의 개인적인 치유 과정을 담아낸 도넛들은 관객에게 삶의 기쁨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전시는 4월 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www5s.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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