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도넛이 전하는 위로...눈으로 즐기는 '한 입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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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용 학고재갤러리 개인전
'런 도넛 런'
김 작가의 개인전 ‘런 도넛 런’이 열리고 있는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는 지금 80점 넘는 ‘도넛 연작’ 덕분에 도넛 가게처럼 변했다. 미국 하트퍼드 아트스쿨 조각과를 졸업하고 블룸필드 힐스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도자과 석사를 받은 그가 도넛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건 2010년 무렵.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허덕이고 있을 때다. 생활고에 허덕이던 김 작가는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평소 좋아하는 도넛을 도자기로 빚어 벽에 걸었다. 그런데 이 작업들이 작업실에 들른 미술계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내가 즐거운 일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미술학원 선생님이 제가 그린 수채화를 보고 ‘넌 앞으로 학원에 나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제가 색약(色弱)이라 색을 이상하게 쓴다는 이유였습니다. 그 후에도 작가의 길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여러 번 있었어요. 하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이렇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들에는 제 자신을 다독이는 의미도 있지만, 관람객들을 위로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한 걸음씩 나아가면 달콤한 행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조새미 홍익대 초빙교수는 “작가의 개인적인 치유 과정을 담아낸 도넛들은 관객에게 삶의 기쁨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전시는 4월 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