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빚은 60년 인체조각 외길…임송자가 풀어낸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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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조각가 임송자 초대전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3월23일까지
추상조각 시대에서 조각예술 전통 탐구
흙으로 빚은 인체 소조 돋보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3월23일까지
추상조각 시대에서 조각예술 전통 탐구
흙으로 빚은 인체 소조 돋보여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임송자 초대전’은 수많은 사람과 맺었던 인연을 곱씹는 전시다. 모든 작품이 사람을 소재로 한 소조(塑造) 작업이기 때문이다. 개구진 자세로 앉아 있는 어린이부터 미소를 머금은 어른의 전신상, 종교적 색채가 묻어나는 성상까지 미술관 1층과 3층에 놓은 작품들은 하나같이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것 같은 다양한 모습의 조각들을 보고 있으면 희미해졌던 기억 속 만남들이 다시 선명해진다. 삶의 의미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임송자는 이런 세태와 거리를 뒀다. 현실을 비판하는 대신 일상을 긍정하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자신만의 예술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추상조각의 대가인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다른 방식의 성취를 일군 것이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그 세대 작가들이 세계 속의 한국 미술을 모색할 때 임송자는 다소 늦은 나이에 이탈리아 로마 유학을 선택했다”면서 “동시대 양상에 집중하며 서둘러 발맞춰 나가려던 당시에 선생은 조각예술 전통을 탐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 학예실장은 “임송자는 60년을 한결같이 인체조각에 전념했고 흙이라는 재료로 일관되게 동시대인의 여러 모습을 발현했다”며 “전시를 통해 작가의 삶에 관한 성찰과 독백을 음미해볼 수 있다”고 했다. 전시는 3월23일까지.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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