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금 투자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불확실성을 피해 안전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 상품을 취급하는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9109억원(1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늘어났다. 이들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 총액이 9000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실물 골드바는 매물을 구하기 힘들 정도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들어 581억원에 달한다. 지난 1월 한 달간 판매한 금액(27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대거 ‘골드러시’에 나서면서 금값은 ‘역대급’으로 뛰고 있다.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금에 투자가 쏠리는 이유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금값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3100달러로 올려 잡았다. 지난달 전망치인 3000달러에서 또다시 목표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가장 매력적인 금 투자 방법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KRX금시장을 통해 금을 사고파는 식이다.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 면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적립식 소액 투자 방식으로 금 매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은행 계좌로 금을 살 수 있는 골드뱅킹을 추천할 만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투자 비중이 여유 자산의 20%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는 “금은 주식, 채권, 원유 등 다른 자산군과 상관관계가 작은 안전자산”이라며 “최소 5%에서 최대 10%까지 포트폴리오에 금을 담으면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금값 변동성이 큰 만큼 분할 매수 전략을 추천하는 의견도 나왔다. 금값 조정기마다 자금을 나눠 매수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혜숙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는 “무역 갈등이 예상보다 빨리 봉합되면 금값이 단기간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 번에 모든 금액을 투입하기보다는 2~3회 정도 분할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