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핀테크랩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핀테크랩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일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경제 대통령' 구도를 선점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6일 오 시장은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인공지능(AI) 전문가들과 만나 미래 AI 산업 육성전략과 인재 양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첨단산업을 위해 500조 원 규모의 '다시 성장(KOGA·KOrea Growth Again) 펀드'를 조성하고 혁신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AI를 비롯한 미래 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 속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서울시가 주축이 돼 실무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KOG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차용한 것이다. 오 시장이 '경제 성장'을 자신의 브랜드로 굳히려는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오 시장은 최근 경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날에는 핀테크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모든 것을 금지해 놓고 몇 가지만 예외로 허용하는 구조였고 하나하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과 같았다"며 "'경기장 선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만 정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복귀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가 조속히 한 총리 탄핵 심판을 서둘러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하고, 최상목 대행은 경제부총리직에 전념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할 가장 유효적절한 방법"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지난 4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비판하며 경제 성장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오 시장은 역대 대통령 중 대표적인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가진 이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 현안보다는 주로 경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을 출간을 예고한 저서에 대해 언급하며 "첵을 쓰는데 제목이 '다시 성장이다' 이렇게 했다. 지금 때맞춰 제목을 그렇게 잘 썼다.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게 성장"이라며 오 시장을 추켜세웠다.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이 규제 개혁을 한다고 했는데, 내가 보니까 서울시장이 하는 얘기를 넘어서 했다"며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제가) 주제넘게 그랬다"며 웃으며 화답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달 중순 '다시 성장이다' 저서를 출간하며 대권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라는 부제가 붙은 해당 저서는 오 시장이 서울시정을 통해 강조해 온 '5대 동행'을 중심으로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야 할 비전과 철학을 담았다.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인 5대 동행은 구체적으로 △도전과 성취와의 동행 △약자와의 동행 △미래세대와의 동행 △지방과의 동행 △국제사회와의 동행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