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인 열압착(TC)본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해 온 이 시장에 후발주자가 잇달아 진입하고 있어서다.

한화 겨냥한 한미반도체 "기술 격차 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싱가포르 ASMPT나 한국 한화세미텍과 상당한 기술력 차이가 있다”며 “ASMPT도 그랬듯이 이번에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받은 한화세미텍도 결국엔 흐지부지하게 소량의 수주만 받아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장비 전문회사인 ASMPT는 지난해 TC본더 시장에 진출했다.

곽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규 경쟁사들이 성과를 내자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14일 SK하이닉스와 210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납품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0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엔 SK하이닉스 생산라인에 ASMPT 장비 30여 대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곽 회장은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이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용 TC본더 장비 수요는 올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HBM TC본더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올해 TC본더 300대 이상 출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반도체는 TC본더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매출 5589억원, 영업이익 2554억원으로 45.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김채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