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설계회사 브로드컴이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의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신 설계하는 주문형반도체(ASIC) 사업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브로드컴은 6일(현지시간) 지난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매출이 149억2000만달러(약 21조6000억원)로 1년 전보다 25% 많아졌다고 발표했다. 미국 증권업계 평균 추정치(146억1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순이익은 5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3000만달러)보다 네 배 넘게 급증했다.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AI 반도체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고객이 요청하는 AI 칩을 설계하는 ASIC 사업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지난 분기 ASIC 등 AI 관련 매출은 4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했다. 탄 CEO는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가속기 개발을 확대해 이번 분기 AI 매출도 44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은 ASIC 고객사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빅테크 세 곳 외에 네 개 기업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이날 공개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ASIC 시장이 2027년까지 600억~900억달러로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1위 ASIC 업체 브로드컴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회사는 브로드컴에 HBM을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골드만삭스가 주관한 기업설명회에서 “HBM 전반에서 ASIC 신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의명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