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가 ‘낭만의 도시’라고?…그들의 진짜 현실을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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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 리뷰
13일까지 열리는 ‘2025 프랑스영화주간’ 상영작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세자르상 시상식 최우수 각본상 등 4관왕
13일까지 열리는 ‘2025 프랑스영화주간’ 상영작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세자르상 시상식 최우수 각본상 등 4관왕

영화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은 1999년생 난민 신청자 술레이만(아부 상가레 분)이 프랑스 파리에서 합법적 거주권을 얻기 위한 면접을 이틀 앞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아트나인, 영화의전당 공동 주최로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2025 프랑스영화주간’의 상영작 중 하나다. 국내엔 아직 미개봉된 작품이지만, 유럽에선 이미 높은 작품성으로 입소문을 탄 영화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는 ‘프랑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인 보리스 로즈킨 감독은 한 인물을 생동감 있게 다뤄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94분 내내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스릴러를 연상하게 하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몰입도 높은 연출로 누구나 현실에서 한 번쯤 보고 지나쳤을 각자의 술레이만을 떠올리게 만든다. 음악이 단 1초도 담기지 않은 영화란 점도 인상적이다. 오로지 숨가쁘게 달리는 술레이만의 발소리와 숨소리, 도심의 잡음만이 영화 전반을 채운다. 그들에게 삶의 낭만은 아예 없고, 팍팍한 현실만 존재한다는 걸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파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해야 했던 술레이만이 처음으로 진실을 말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상징적이게도 그의 얼굴엔 처음으로 햇빛이 비친다. 그러나 뚜렷한 결말을 보여주진 않는다. 로즈킨 감독은 그저 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어렵고도 까다로운 질문을 던질 뿐이다. “술레이만이 프랑스에 머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추방돼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결국 그 결정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단 또 다른 표현처럼 말이다.
김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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