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세 번째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문은 ‘국가주도 투자’와 ‘잘사니즘’에 방점을 뒀다. 공정과 노동 그리고 복지국가 등을 강조한 2017년 제19대, 2022년 제20대 대선 때와는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 측이 10일 공개한 11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 선거 출마 선언 영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대한민국(11번)이다. 이어 국민(9번), 삶(7번), 나라(7번), 경제(6번) 등 순이었다. 지난 19대와 20대 대선 때 ‘국민’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쓰인 ‘공정’(13번)은 이번에 언급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먹사니즘’ ‘잘사니즘’ 등 민생과 국가상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제시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19·20대 때도 경제 성장 정책을 제시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방향성이 달랐다. 첫 대선 당시 이 전 대표는 “공정경제질서 회복, 임금 인상과 일자리 확대, 증세와 복지 확대, 가계소득 증대로 경제 선순환과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재벌 등 불의한 기득권에 도전하겠다” 등의 발언도 했다.

20대 대선 때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자치단체장 시절 도입한 기본소득을 전국화해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약자를 더 도와야 한다는 논리였다.

출마 선언 방식도 바뀌었다. 첫 출마 때는 소년공 시절 일하던 경기 성남의 시계 공장에서 출정식을 했다. 노동자 출신 대선 후보라는 정체성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았던 2022년에는 영상으로 대신했다. 이번에는 전략적으로 영상을 우선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선포식을 연다.

최해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