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사람들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 '잠삼대청'(잠실·삼성·대청·청담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잠깐 해제'되면서 송파구 아파트값이 전국 시군구 중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 등 정책 번복으로 강남 3구와 강북지역의 아파트값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중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은 4.28% 올랐다. 서울 평균 상승률 1.06%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국 시군구 아파트 가운데 최고 상승률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나란히 3.52% 올라 송파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 기록을 세웠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 14일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고, 2월 13일에 강남 잠삼대청을 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39일 만인 3월 24일 토허제를 다시 확대 재지정하기 전까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특히 월별로 3주 이상 토허제에서 풀려 있었던 3월에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했다. 송파구를 보면 1월 0.26%, 2월 1.35%에서 3월에는 2.63%로 오름폭이 확대됐고 강남구 역시 각각 0.04%, 0.83%, 2.62%로 상승 폭이 커졌다. 서초구는 0.18%, 1.00%, 2.31% 순이었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비롯한 정비사업 호재 지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타며 눈길을 끌었다. 성동구가 올해 1분기 1.34% 상승했고, 용산구 1.27%, 양천구 1.13%, 마포구 1.09%, 강동구 1.07% 등 5개 구가 1%대 상승률로 서울 평균 이상 올랐다.

반면 서울 주변부와의 양극화는 커졌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원(-0.23%)·도봉(-0.17%)·강북구(-0.11%) 등 '노도강' 지역과 중랑구(-0.12%), 금천구(-0.11%), 동대문구(-0.09%), 구로구(-0.07%), 은평구(-0.05%) 등 8개 구는 강남 토허제 해제에 따른 기대심리로 3월 들어 일부 상승했지만 분기 누적으로는 하락을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시가 1분기에 3.41% 올라 강남 3구에 이어 전국 시군구 상승률 4위를 차지했다. 강남과 가까운 과천시는 재건축 신축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강남 토허제 해제의 낙수효과가 겹치며 3월에만 강남 3구보다 높은 2.73% 상승했다.

강남 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3월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0일 현재 8991건으로 9000건에 육박했다. 이 경우 지난해 9223건인 7월 거래량을 넘어 1만1143건을 기록한 2020년 7월 이후 4년 8개월 만의 최다 기록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