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매출은 2018년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온라인 쇼핑과 해외 직구 확산, 삼성전자 등 가전회사의 자체 유통망 강화, 히트 상품 부재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급기야 작년 매출(2조3566억원)은 2018년(4조1126억원)의 ‘반토막’이 됐고, 영업이익은 간신히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전과 똑같은 상품만 팔아선 돌파구가 없다고 판단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틈새가전’ 시장을 파고들기로 했다.

롯데하이마트, PB 승부수…"삼성·LG 다음 가는 가전 될 것"
롯데하이마트는 새로운 자체 브랜드(PB) ‘플럭스(PLUX)’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플럭스는 기존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가전회사가 주력하지 않는 1~2인 가구,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중소형 가전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330L짜리 플럭스 냉장고가 대표적이다. 삼성, LG가 주력으로 판매 중인 700~800L 양문형 냉장고의 절반 크기다. 가격은 44만9000원으로, 양문형 냉장고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플럭스 43인치 이동형 QLED TV도 비슷한 콘셉트다. 대형 가전회사가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70~80인치대 TV 대신, 40인치대를 택하고 가격을 40만원대로 확 낮췄다. 또 1~2인 가구가 TV를 유튜브 시청, 게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감안해 이동형 스탠드 형태로 제작했다. ‘건타입’의 플럭스 스테이션 청소기 또한 필요한 기능만 넣어 20만원대에 내놨다.

롯데하이마트가 중소형 가전에 초점을 맞춘 것은 1~2인 가구 비중이 급격히 커지는 데 비해, 가전제품 시장은 기존 3~4인 가구 위주로 맞춰져 있어 선점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가전회사가 프리미엄 제품 강화를 전략으로 삼은 것과 다르게 ‘가성비’ 제품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성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품질 관련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무상 서비스 기간을 소형가전은 3년, 대형가전은 5년으로 한 것이다. 기존 가전회사의 무상 서비스 기간(1~2년)과 비교해 파격적으로 긴 것이다. 기존 하이마트의 ‘연장보증 서비스’ 유상 서비스를 PB에는 무상 서비스로 적용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주방 가전, 생활 가전, 계절 가전 등 다양한 영역의 가전제품을 PB 형태로 지속적으로 내놓기로 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삼성, LG에 이은 국내 세 번째 가전 브랜드로 플럭스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