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마곡동 ASSA아트홀에서 열린 1차 토론회(B조)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서울 마곡동 ASSA아트홀에서 열린 1차 토론회(B조)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뉴스1
국민의힘의 대통령 선거 경선 첫 토론회에 나선 주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및 탄핵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지난 19일 A조 토론회에서는 안철수와 김문수 후보가 이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드러낸 데 이어 20일엔 나경원·이철우·홍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 ASSA홀에서 나경원·이철우·홍준표 후보의 1차 경선 B조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날 열린 A조 토론회에 이은 것으로, 1차 경선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총 8명에서 4명으로 후보가 줄어드는 1차 컷오프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탄핵 찬성파(찬탄파)로 분류되는 한 후보는 “저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비상계엄은 불법이라고 봤고 앞장서서 막았다”며 홍 후보와 이 후보, 나 후보에게 입장을 물었다. 홍 후보는 “실질적으로 (계엄에 따른) 피해가 없었다”며 “2시간짜리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이 후보와 나 후보는 한 후보를 역공했다. 이 후보는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지 않았으면 대통령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왜 경솔하게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냐”고 따졌다. 나 후보는 “왜 대통령 경선을 하는 데 윤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냐”며 “한 후보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나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그동안 좋은 자리도 많이 하셨는데 보수 통합을 위해 이번에 대통령 후보는 그만두시고 헌신하라”고 겨냥했다. 한 후보가 당 대표 시절 불거진 ‘당원 게시판 논란’도 거론됐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키도 큰데 뭐 하러 키 높이 구두를 신느냐, 생머리냐 보정 속옷이냐는 안 묻겠다”고 질문하며 “청년들이 꼭 물어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유치하시다”고 받아쳤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네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 대응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냈다. 나 후보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엉터리 종전 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려 할 때 직접 백악관으로 가 존 볼턴과 담판을 지었다”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한국 법조인이기도 하지만 미국 법조인이기도 하다”며 “주요 국가 리더들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젊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한·미 현안”이라며 “국제 질서를 우리에게 가장 유리하게 가져올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19일 토론회에선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토론이 이뤄졌다. 안 후보는 AI 분야의 전문성을 내세우며 경쟁 상대로 꼽히는 김 후보에게 질문 공세를 폈다. “AI 투자 공약을 내세웠는데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라는 안 후보 질문에 김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모셔 집중적인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것보다 나쁜 것”이라며 “(기본소득을 준다면) 받지 않고, 안 받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출신 양향자 후보는 “민주당은 반도체산업 세액공제도 반대했다”며 “첨단산업에 약한 정당”이라고 직격했다. 양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의 공약이 나열된 종이를 들고 있다가 “이 후보의 AI 공약은 빈 깡통이기에 찢어버리는 게 맞다”며 종이를 실제로 찢었다.

박주연/강진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