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정도면 찍을 수 있는 망막 안저 사진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이 개발됐다.

천근아·최향녕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와 박유랑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팀은 망막 안저 사진으로 ADHD를 선별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해 정확도를 96.9%까지 높였다고 21일 밝혔다.

학령기 아이들의 5~8%가 호소하는 ADHD는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 등이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다. 진단·치료가 늦어지면 학업 성적은 물론 사회관계, 정서 발달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진단하려면 의료진이 직접 아이를 만나 인터뷰하고 설문지 답변 내용을 평가해야 한다. 검사자 주관에 의존하는 데다 정상 행동과 증상 간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새 진단법 개발을 위해 ADHD의 발병 원인에 주목했다. 뇌 속 주의 집중 능력을 조절하는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균형이 무너지는 게 발병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도파민 수용체는 망막 신경세포에 많아 혈류에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ADHD 환자는 망막 혈관 구조도 바뀔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안저 사진으로 ADHD 발병 여부를 파악하는 AI 개발에 나섰다. 망막 안저 사진은 이미 심혈관 질환 위험을 평가하는 도구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연구진은 AI가 망막 안저 사진 1108건을 학습하도록 해 예측 정확도를 96.9%까지 높였다. ADHD 환자에게선 망막 혈관 밀도 증가, 동맥혈관 폭 감소 등이 나타났다. ADHD 환자의 주의력 손상 정도를 망막 사진으로 예측하는 AI 모델 정확도는 87.3%다. 천 교수는 “망막 안저 사진을 ADHD 진단의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