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다음은 환율전쟁?…美, '제2 플라자 합의' 요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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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통상 협의에 환율 포함
강달러가 무역적자 원인 판단
주요국 '통화 절상 압박' 할수도
日에도 엔화 절상 요구 안해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도
강달러가 무역적자 원인 판단
주요국 '통화 절상 압박' 할수도
日에도 엔화 절상 요구 안해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도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란 보고서’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달러 가치 절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보고서는 트럼프 정부 무역정책의 근간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 보고서는 ‘약달러’를 유도하면서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에 50년, 100년 만기 미국 장기 국채 구매를 요구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다.
미란 위원장은 이를 플라자 합의를 본떠 ‘마러라고 합의’라고 이름 붙였다. 제2 플라자 합의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미국이 실제로 마러라고 합의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1985년과 달리 인위적으로 통화를 절상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미국은 한국보다 앞서 협상을 시작한 일본에 엔화 절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특정 환율 목표를 요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가 관세 철폐를 위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원화 약세가 무역적자를 초래했다”며 한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르면 다음달 나오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지렛대 삼아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대상국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미국의 환율 압박 가능성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은 정치화하기 쉬운 문제로 경제학자가 아니면 환율의 속성을 잘 알기 어렵다”면서도 “미 재무부는 우리 기재부처럼 환율 전문가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도가 높은 양측이 협의하면 훨씬 전문적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익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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