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개 식음료 브랜드 참여
동네 장사 한계 넘어 혁신 나서
온라인 마케팅으로 사업 확장
기업 맞춤형 간식거리도 제공
부산의 식음(F&B) 분야 로컬 브랜드들이 ‘미식도시’ 마케팅을 활용해 ‘동네 장사’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에 나섰다. 지역 스타트업이 로컬 브랜드를 끌어모아 실험적으로 만든 축제가 관람객 수만 명을 불러 모으면서 축제 자체가 하나의 ‘미식 지식재산권(IP)’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미쉐린가이드를 유치한 부산시도 ‘관광-미식 융합 정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푸드트래블이 지난해 부산 영도구에서 연 지역 미식 축제인 ‘크리스마스 빌리지’ 행사 모습.
푸드트래블 제공
부산 지역 스타트업 푸드트래블은 오는 6월 4일부터 닷새 동안 부산항 북항 제1부두에서 ‘포트 빌리지 부산’을 열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F&B 브랜드 60여 곳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50여 곳이 참가하며. 행사 기간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푸드트래블이 자체적으로 4억원을 투입하고, 한국관광공사와 부산관광공사가 후원한다.
푸드트래블은 기업 간 거래(B2B) 기반의 푸드트럭 플랫폼 ‘기프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푸드트럭에서 나오는 다양한 간식거리를 콘텐츠와 결합해 기업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기업 등 2150곳이 회원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불경기 타개책을 고민하다가 로컬 브랜드 중심의 F&B 콘텐츠 브랜드 ‘마켓창고’를 기획했다. 지난해 영도구에 ‘크리스마스 빌리지 부산’을 열어 11일 동안 8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여기에서 9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으며, 144개 로컬 브랜드가 참여해 시민에게 독특한 간식거리를 선보였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행사 기간 영도구 방문자는 15%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해 영도구 전체 방문자가 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마케팅 성과도 두드러졌다. 이 기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955만1441회 노출이 이뤄졌으며, 티맵 기준 부산 시내 차량 유입률 1위 및 전국 유입률 4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선정 전국 지역 축제 1위와 전국에서 꼭 가봐야 할 크리스마스 축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상화 푸드트래블 대표는 “부산진구의 브런치 카페 잎테는 작년 축제에 참여해 하루 기준 매출이 30배 이상 늘었다”며 “많은 로컬 브랜드가 행사 참가 후 동네 장사에서 벗어나 온라인 마케팅과 판매를 아우르는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도 미식과 관광을 결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지난 28일 도모헌에서 ‘가스트로 도모: 부산의 미래’를 주제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2025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부산 레스토랑 44곳의 셰프 49명이 참석해 부산 미식의 미래를 논의했다. 시는 국내 미식 및 식문화 분야 저명인사들로부터 부산 외식산업의 현실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 음식 재료 가치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역 셰프와 콘텐츠 기획자, 전문가 네트워크를 연계해 미식 자산의 산업화와 함께 국제 행사 유치 등을 추진하겠다”며 “‘미식도시 부산’ 브랜드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