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지주, 일제히 상승세
작년 12월 이전 수준으로 회복
안정적 이익·내수주 매력 부각
은행주가 작년 12·3 비상계엄 전 주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따른 시장의 진통 속에서 내수주로서 주가 방어력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달러 약세 지속 땐 외국인의 주요 관심주로 떠올라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RX 은행지수는 10.6%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4%)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 종목들이 같은 기간 상승세를 보였다. 4대 금융지주 중 이 20.46% 급등했고 와 는 각각 11.43%와 8.61% 올랐다. 는 8.45% 상승했다.
은행주는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정책의 대표 주자로 꼽혔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 주주환원 기대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정책 동력 상실 우려로 ‘대장주’ KB금융이 고점 대비 32% 떨어지는 등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 은행주는 반등에 성공해 계엄 이전 주가 수준을 대부분 회복하고 있다. 작년 12월 3일 대비 지난 7일 종가는 하나금융지주 98.9%, KB금융 92.5%, 신한지주 90.8%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당시 주가를 4% 웃돌았다.
주가 반등의 가장 큰 배경은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다. 4대 금융지주는 올 1분기 합산 5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 이자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주가 관세 진통으로 신음하는 사이 내수 중심의 방어적 매력이 부각됐다. 국내 증시를 외면하던 외국인도 은행주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최근 1주일간 외인은 KB금융(536억원), 하나금융지주(338억원), (193억원), (177억원), (135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 외인의 은행주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고환율 수혜로 이익이 증가한 수출주가 관세에 이어 원화 강세 충격까지 받을 경우 반사이익이 예상돼서다. 달러 약세를 계기로 국내 증시에 돌아온 외국인의 선택이 내수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출주는 원화 강세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밸류업 정책 또한 차기 정부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은행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