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中企 현장의 재소자
인테르노(Interno)는 남미 콜롬비아의 여성 교도소 안에 있는 레스토랑이다. 옥중 식당답게 수감 중인 재소자가 직접 요리하고 서빙한다. 관광객과 시민을 대상으로 매주 6일간 저녁때만 영업한다. 에피타이저와 메인 요리, 디저트로 이뤄진 음식 가격이 30달러 정도다. 모범적인 수형자에게만 일자리가 주어지고 출소 후에도 원하는 기간만큼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다. 미국 타임지는 2016년 문을 연 이 레스토랑을 세계 100대 최고의 장소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인갈레라(InGalera)도 이탈리아 밀라노의 볼라테 교도소에 자리 잡은 식당이다. 인테르노보다 먼저 생겼다. 점심 단품 메뉴가 15유로 정도인 이 식당엔 주말이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손님과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깔끔하게 정리된 레스토랑 홈페이지 및 예약 전화번호를 찾아볼 수 있다. 모두 재소자의 재활을 돕는 교도소 내부 프로그램으로 기획돼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반면 2009년 문을 연 영국 브릭스턴 교도소의 ‘더 클링크(The Clink)’ 레스토랑은 올 7월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임시 석방된 수형자들이 교도소 바깥에서 예배당을 개조한 레스토랑을 운영해왔으나 비용 문제를 이겨내지 못했다.

재소자 교화와 사회복귀 지원은 모든 나라의 고민이다.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출소 후 사회 적응과 구직을 돕는 직업훈련 및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는 이유다. 법무부가 엄선한 모범 수형자들이 함께 합숙하며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희망센터’ 프로그램이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사회 적응이 간절한 재소자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매달 100만원 안팎의 장려금을 받는 재소자가 교도소 바깥의 중간 처우 시설에 거주하며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2013년 시작 이후 희망센터 출신 재소자의 출소 후 3년 내 재복역률이 3.3%로 전체 평균 22.6%보다 크게 낮은 점도 긍정적이다. 희망센터에서 더 큰 희망을 봤으면 한다.

김수언 논설위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