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천연가스 가격 16% 급락…수요 위축·재고 급증 영향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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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천연가스 가격이 10% 이상 떨어졌다.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2일 에너지 업계의 따르면 미국 헨리 허브(Henry Hub)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3월 평균 4.12달러/MMBtu에서 4월 평균 3.44달러/MMBtu로 떨어졌다. 약 16% 하락세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TTF 기준)도 3월 대비 4월에 하락세를 보였다. 4월 유럽 TTF 가격은 평균 11.59달러/MMBtu로 3월보다 12.5% 낮았다.

가격 변동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수요 감소와 재고 누적이라는 분석이다. 온난한 겨울과 이른 봄 날씨로 난방 수요가 평년보다 줄었다. 3~4월에 가정·상업 부문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다.

유럽 역시 4월 들어 기온 상승과 난방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가스 소비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다. 풍력·태양광 발전이 늘어 전력용 가스 수요도 감소했다.

이런 수요 부진 속에 재고(저장량)는 증가했다. 가스 시장의 공급 여력이 넉넉해지자 가격에 하방 압력이 작용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3~4월 두 달간 가스 재고가 총 3310억 입방피트(Bcf)가 늘었다. 평년(135 Bcf)의 두 배 이상 빠르게 재고가 증가했다.

산업 수요 부진도 가격 약세의 요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에너지 효율 제고로 산업 부문의 가스 소비 증가율이 낮아졌다. 유럽 산업계의 가스 사용량은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 구조적으로 감소한 상태다. 올해 경제 침체 우려로 화학·시멘트 등 주요 업종의 가스 수요가 크게 늘지 못했다.
tradingeconomics.com/commodity/natural-g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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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측 요인으로는 주요 생산국의 생산 증대와 LNG 수출 확대가 가격 변동에 영향을 줬다.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은 올해 들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월 중 미국 48개 주의 일일 평균 가스 생산량은 1063억 입방피트/일로 이전 최고치인 3월의 1062억 입방피트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경우에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한 대유럽 가스관 수송이 올해 1월 1일부로 중단되면서 유럽으로의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이 거의 종료됐다. 이는 사전에 알려져 노르웨이, 미국, 카타르 등의 대체 공급으로 보완됐다. 유럽 가격에 즉각적인 충격은 없었다.

올 하반기 천연가스 시장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신 보고서에서 “2024년 급격한 공급 충격 후 가스 시장이 점차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IEA는 “여전히 글로벌 가스 수급 균형은 깨지기 쉬운(fragile)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수요 증가가 공급 증가를 앞서는 시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EA는 2025년 세계 가스 수요 증가율이 2%를 밑돌아 작년보다 둔화하겠지만 아시아 시장이 견인하며 여전히 전체 양으로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주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