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각각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업권의 ‘순이익 1위’ 자리를 꿰찼다. ‘은행 없는’ 삼성 금융계열사의 합산 순이익은 1위 금융지주인 KB금융과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관리의 삼성’ DNA가 실적 선방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금융, 보험·카드 1위 싹쓸이…KB금융과 실적 선두 경쟁 치열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1분기 순이익은 7037억원(별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올 1분기 순이익이 7000억원을 돌파한 건 생보·손보사를 통틀어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교보생명(3153억원) 한화생명(1220억원) 등 경쟁사와의 격차도 크게 벌렸다. 국내 3대 생보사 가운데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건 삼성생명뿐이다.

삼성화재의 1분기 순이익은 5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했다. 작년보다 부진했지만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경쟁사와 비교해 순이익 감소폭이 작아 안정적으로 ‘1위 손보사’ 자리를 지켰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4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는 대형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작년에 이어 올 1분기까지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삼성증권의 1분기 순익은 2279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삼성금융 4개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6715억원이었다. 신한금융(1조4883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을 앞질렀고, KB금융(1조6973억원)에 단 258억원 차이로 뒤졌다. 삼성금융의 자회사 실적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KB금융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KB, 신한 등이 은행 이자이익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삼성금융은 보험·카드 업황 악화에도 실적 개선세가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형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