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여파 커지면 Fed가 국채 산다?…월가 "달러 하락"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뉴욕 금융시장을 뒤흔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는 계속 꿈틀댔고, 투자자들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감세가 재정 적자를 확대할 것이란 예상도 커지고 있고요. 6000에 바짝 다가선 S&P500 지수를 더 끌어올릴 만한 새로운 촉매는 부족했습니다. S&P500 지수는 6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습니다.

1. 국채 10년물 또 4.5% 터치


뉴욕 시장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에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뉴욕 증시는 장 후반 대단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강보합으로 마감했고요. 국채 금리도 장 초반 10년물 4.5%, 30년물 5% 등 주목받는 저항선을 넘기도 했지만, 장 후반에는 다시 그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등급 하향은 아무런 영향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국채 금리는 어쨌든 소폭 올랐고, 달러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현상은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아침 9시 30분께 4.999%까지 뛰었고, 10년물도 4.525%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물론 또다시 저항선 밑으로 내려왔지만요. 결국, 오후 4시 22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bp 오른 4.485%, 30년물은 2.6bp 상승한 4.967%에 거래됐습니다. 재정 적자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2년물은 1.3bp 하락한 3.97%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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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급격한 시장 변동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매도하는 반면 미국 국내 투자자들은 국채 보유를 늘리는 느린 추세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비중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미국의 연기금 등은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는 기회로 여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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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코어ISI는 "무디스의 강등에도 미 국채와 달러가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향후 미 국채의 매력도를 일부 훼손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위험 회피 신호가 강해졌을 때 모두 미 국채를 살 것’이라는 공유된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글로벌 투자자의 믿음은 미국이 낮은 조달비용(낮은 금리)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죠. 사실 2011년 S&P가 미국의 등급을 강등했을 때 미 주식은 하락했지만, 미 국채와 달러는 강세를 보였었고요.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했을 때도 전쟁에 참전한 영국의 파운드화는 당시 전쟁에 들어가지 않았던 미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었습니다. 에버코어는 "현재 달러와 미 국채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다른 자산군이 없다는 사실이 여전히 미국을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하지만 '무위험 자산'이라는 미 국채의 특별한 속성은 점진적으로 훼손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로 글로벌 투자자의 선호가 변화하는 시기에 이런 일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버코어는 이번 일로 다섯 가지 가능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3년물 이후 수익률 곡선은 약 20b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⑵ 등급 강등으로 인해 연방정부의 이자 비용은 후 평소보다 약 410억 달러 더 증가할 것이다.
⑶ 투자자들이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면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다.
⑷ 미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다른 선진국 국채보다 확대될 것이다.
⑸ 달러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등급 하락은 달러를 약세로 이끌지만, 국채 수익률 상승은 달러를 지지할 수 있다.

블랙록도 "무디스의 강등은 투자자들이 지속해서 높은 미국의 재정 적자, 경직적 인플레이션, 채권 변동성을 고려할 때 미 장기채에 대해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원할 것이라는 우리 주장을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위축은 달러가 하락하고 채권의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했던 과거 시기와 유사하다. 이런 상황이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면 국채 금리와 연방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은 더 상승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DRW리서치는 "지난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지 거의 14년이 지났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지만 한 가지가 변했다. 미국의 10년물 수익률이 독일 국채 수익률보다 낮았던 마지막 시기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후 몇 달이었다. 결국, 물을 끓이면 개구리는 그 열기를 느끼게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독일 국채의 수익률이 낮은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미국보다 성장이 없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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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국 Fed가 미 국채 산다"


중장기적으로 미 국채 금리가 꾸준히 올라간다면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소시에테제네랄의 마니쉬 카브라 전략가는 "미 국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보유가 지속해서 감소함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가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통화 완화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장기 대순환'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즉 Fed의 움직임은 미 달러 약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도 비슷한 뷰를 갖고 있습니다. 달리오는 "신용등급은 정부가 부채를 갚지 못할 위험만을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신용 위험을 과소평가한다. 채무국이 부채를 갚기 위해 돈을 인쇄할 더 큰 위험은 신용등급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달러가 하락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어제 0.7% 하락한 데 이어 오늘도 0.34% 더 떨어졌습니다. 100선에 딱 걸렸습니다. (캐나다에서 개막된 G7 재무장관회의에서 환율 이슈가 논의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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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은 "달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몇 가지 추세가 있다. 지속적 미국의 재정 적자, 금리 프리미엄 감소, 그리고 정책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 증가가 그것이다. 무역 전쟁, 재정 악화, 중앙은행의 개입에 기인해서 '셀 아메리카'라는 논리가 확산하면서 달러 약세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달러 강세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가정하고, 선진국 통화를 중심으로 해외 통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달러에 대한 구조적 내림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라면서 6가지 이유를 제시했는데요.
⑴ 정책 불확실성 지속=무역 긴장의 완화는 일시적이다.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상호관세 유예가 만료되는 여름 후반에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⑵ 지속적 경제적 어려움=무역 긴장 완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신뢰 약화 및 투자 지연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
⑶ 경상수지 악화=해외 투자 유입이 줄어들고 달러에 대한 지지가 약화하고 있다.
⑷ 외국 자산에 대한 재분배=기관투자자들은 미국 자산과 달러에 대한 노출을 재평가하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자본 유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⑸ 재정적 불확실성=예측 불가능한 재정 궤적은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는 장기 국채 발행, 인플레이션 예측,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⑹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약세 편향=트럼프 행정부는 더 낮은 금리와 약한 달러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한다.

도이치뱅크는 달러 가치 훼손이 이미 자금 흐름에서 가시화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도이치는 "달러는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두 가지 큰 구멍, 즉 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이제 시장 동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적 금리 차이가 덜 중요해지고, 가치 평가와 자금 흐름의 역학이 더 중요해진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도이치가 달러 약세를 주장하는 두 번째 이유는 엔화입니다. 도이치는 미국 예외주의가 약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점진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면서 지난 4년간 달러/엔 환율과 미 10년물 수익률 간의 4년간 거의 완벽한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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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에서는 오늘 20년물 수익률은 한때 15bp 급등한 2.555%를 기록, 2000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요. 30년물도 사상 최고인 3.14%로 뛰었습니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재정 지출을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늘어난 탓입니다. 이런 일본의 금리 움직임도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했습니다)

3. 재정 적자? 신경 안쓰는 트럼프


무디스의 강등으로 채권 시장에 불안이 커졌지만, 미 정치권에서 재정 적자에 대해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예산안(감세) 통과를 독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자 감축을 고집하는 '재정 매파' 토마스 매시(공화당, 켄터키) 의원에 대해 "퇴출당해야 한다"라고 공격했습니다. 트럼프는 또 의원들에게 "메디케이드(의료보조)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라"(Don't fxxk around with Medicaid)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는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의미 있는 것도 삭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삭감하는 유일한 것은 사기와 낭비, 남용(예산)"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메디케이드 축소는 감세로 불어날 수 있는 재정 적자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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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주 본회의 표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결과는 불확실합니다. 찰스슈왑은 "이번 주말까지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하원은 6월에 재소집되어 재심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재정 적자 감축에 대한 여러 가지 언급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예산안은 적자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기본 전망은 2026 회계연도 GDP 대비 적자가 6.9%가 되리라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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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월마트와 다르다? 홈디포 "우리는 가격 안 올려"


트럼프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는데요. 오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홈디포는 올해 총매출이 2.8% 성장할 것이라는 기존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한다고 발표했고요. 관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홈디포는 제품의 50% 이상이 미국에서 조달되고 있고, 수년간의 공급망 조정으로 12개월 뒤에는 미국 외 어떤 국가의 수입 비중이 10%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주 월마트는 관세로 인해 일부 가격을 올려야 할 수 있다고 시사했었는데요.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을 떠안아라"라고 공격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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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유통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다 떠안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내일은 홈디포의 경쟁사인 로우스, 월마트의 경쟁사인 타겟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5. 머스크의 본업 복귀 선언 "정치 후원 할만큼 했다"


채권 시장 움직임 외에 시장 주목을 끈 것은 테슬라 일론 머스크의 인터뷰, 그리고 구글의 I/O 행사였습니다.

머스크는 아침에 카타르경제포럼(QEF)에 화상으로 출연했는데요. '5년 뒤에도 테슬라 CEO로 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내가 죽지만 않는다면"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 후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는 훨씬 덜 하겠다.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매출에 대해선 "수요가 크게 반등하고 있다. 우리는 유럽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에서 강력하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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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언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머스크가 정치 활동에 전념하면서 테슬라는 2021년 미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100대 기업 평판 순위(해리스 조사)에서 8위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63위로 떨어졌고 지금은 95위까지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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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후에는 CNBC 인터뷰에 나섰는데요. 그는 6월 말까지 텍사스 오스틴의 거리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서비스가 오스틴에서 약 10대의 차량으로 시작될 것이다.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빠르게 수천 대의 차량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오스틴에 이어 LA, 샌프란시스코에도 로보택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5년 안에 로보택시가 곳곳에 널릴 것이라며, 로보택시 운영을 위해 우버와 같은 승차 공유 앱을 내놓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머스크는 xAI가 100만 개의 GPU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엔비디아 기준 300억~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해당합니다. 머스크는 "엔비디아, AMD에서 차세대 GPU를 '대량' 구매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우리가 만드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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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강세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가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는데요. 그는 "테슬라는 '자동차'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그래서 완전 자율주행에 올인하고 있을지 모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샤오미 사례를 들어 중국은 이미 전기차 전쟁에서 승리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전기차의 미국 상륙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최고의 제품이 최고의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것을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 어떤 자동차 업계 CEO도 관세만으로 중국 EV 기술을 미국에서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조나스는 "시장이 테슬라의 단기 자동차 사업에 대해 여전히 너무 높은 기대를 하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경쟁력 있는 생산력 향상과 경쟁 심화의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다"라면서 "이런 상황을 숙지하는 것이 테슬라가 단순한 차량 제조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기술에 ‘올인’하려는 전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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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연례 개발자 회의(I/O)를 열고 생성 AI를 대거 접목한 새로운 검색 기능 등을 발표했습니다. "단 1년 만에 사람들이 검색을 사용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라면서 검색 내용을 AI가 요약해주는 'AI 모드'(AI Mode)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텍스트 요약과 이미지 분석, 영상 이해 등 멀티모달 기능을 결합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AI 모드는 정보에서 지능으로 나아가는 검색의 미래"라고 말했습니다. 구글은 기존 동영상 생성 AI 모델인 '비오(Veo)2'에 오디오를 가미한 '비오3'도 선보이고 선명도를 극대화한 이미지 생성 AI 모델 '이마젠4'도 공개했습니다. 이들을 통합해 영화 같은 장면과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플로'(Flow)도 내놓기로 했습니다. 또 이런 기능을 모두 쓸 수 있는 '구글 AI 울트라' 플랜(월 249.99달러)을 출시하는데요. 피차이 CEO는 "구글에는 AI가 곳곳에 있다"라면서 기조연설을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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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했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투자자들이 AI가 수익성 높은 구글 검색 사업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1.5% 하락했습니다. 오후 1시 행사 시작 이후 주가는 2.5% 하락했습니다.

6. 주가 사상 최고 간다 vs 못 간다


주가는 결국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0.39%, 나스닥은 0.38% 내렸고요. 다우는 0.27%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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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3거래일 동안 S&P500 지수는 18차례 상승했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지속적인 상승세입니다. 그 사이 50일, 100일,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고 계속해서 상회하는 등 상당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4배에 달합니다. 이는 5년 평균 19.9배, 10년 평균 18.3을 상회하는 수치로, 시장이 역사적 평균 대비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망설이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매수세는 올인하고 있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어제 주목할 만한 통계 중 하나는 개인 매수다. 어제 낮 12시 30분까지 개인은 41억 달러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하루 기준 사상 최대치이며, 11 표준편차 이상의 이벤트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지금 시장에서는 딱 세 가지 요인만 중요합니다. 바로 개인투자자 매수와 CTA 펀드 매수, 본격 재개된 기업들의 자사주매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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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불확실성은 낮아졌으나 여전히 살아있는 관세 변동성, 경기침체는 아니더라도 둔화하고 있는 경제, 과매수 상태로 진입한 증시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섞여 있다 보니 월가에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세론=하이타워자문의 스테파니 링크 전략가는 "경제의 지속적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 GDP나우 모델은 2분기 성장률을 연율 2.3%로 추정한다.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진정세를 보인다. 1분기 기업 실적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올해 전체로도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그리고 어제 시장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과매수 상태에 무디스 등급 하향까지 크게 하락할 만한 요인이 많았는데도 결국 반등에 성공했다. 지금은 단순히 기술주만 오르는 게 아니다. 금융, 기술, 산업재 등 폭넓은 업종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건 시장에 긍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 유통업체 실적 발표가 몰려 있는데, 현재까진 소비도 여전히 탄탄하다. 시장에 꽤 낙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중립=리츠홀트투자자문의 조시 브라운 CEO는 "사상 최고치 돌파는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을지, 혹은 더 크게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잠깐 최고치를 돌파했다가 조정 또는 통합 국면에 진입할 수도 있다. 지난 6주 동안 시장이 겪은 급등을 고려하면, 지금 잠시 멈춰가는 것도 괜찮다. 걱정하는 건 이게 혹시 ‘불 트랩(bull trap)’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반등한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한번 꺾여버리는 상황을 말한다. 다만 시장 내부 지표나 폭 등 기술적 지표를 보면 시장은 건강해 보인다. 거시경제에 대한 시각이나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비관론=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S&P500 지수 연말 전망치는 5500포인트인데, 지금보다 10% 낮은 것이다. 올해는 과도기적인 해다.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소비자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팬데믹 때 정부가 나눠준 돈으로 인한 과소비가 있었는데, 이제는 개인 소비와 기업 투자 모두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금리로 인해 주택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2분기, 3분기는 약할 것이다. 또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5% 근처에 머물고 있다. 위험자산 대비 국채 같은 무위험 자산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기업들의 향후 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우리는 향후 12개월간 S&P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약 5%에 그칠 것으로 보는데, 이는 최근까지 7.5%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은 과대평가되어 있다. 물론 밸류에이션은 극단적 수준일 때만 시장에 영향을 주지만, 지금은 그중 하나라고 본다. 그래서 연말까지 5500포인트 수준으로 조정(consolidation)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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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사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엇갈려 나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어제 지정학적 및 거시경제적 위험에 직면한 시장이 "지나치게 안일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아직 관세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꽤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오늘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강한 실적 모멘텀과 긍정적 포지셔닝 흐름 덕분에 조정 위험이 낮다고 판단한다. 전술적으로는 강세(bullish)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엔비디아의 다음주 실적 부진 가능성 ▲미·중 무역 협상의 정체 또는 악화 ▲개인 매수세 둔화/매크로 헤지펀드의 숏 커버링 종료/외국인 자금 유입 감소 등이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역풍에도 불구하고, 모멘텀 투자자들과 ETF 자금 유입이 시장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으며, 시장은 현재 상승 추세에 대해 비교적 안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미주 자산배분 헤드는 "이번 회복세는 증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회사채 시장에서도 거시경제 및 시장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경기침체 및 그에 따른 채무불이행 우려가 완화됐음을 반영한다. 어제 장 흐름을 보면, 이번 랠리가 아직 지속할 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무디스의 강등 소식에 따라 주식과 채권 가격이 개장 직후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가격은 다시 반등했다. 시장은 여름을 앞두고 회복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UBS글로벌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첼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여러 측면에서 불확실성에 직면함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무역 협정이 이어지려면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감세는 채권 시장에 압박을 가중할 수 있다 ▲경제적 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Fed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7. 유가 오르면 이란 제재 못한다?


유가는 사흘 만에 처음으로 내렸는데요.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1% 내린 배럴당 62.5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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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핵 협상은 성공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미국과의 협상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는데요.

핵 협상 결렬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불러 유가 상승을 부를 수 있는 요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섣불리 이란을 제재할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립니다.

골드만삭스의 댄 스투루이븐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9년 트위터에 가입한 이후 에너지 관련 게시물을 분석했는데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면 유가 제재에 대한 게시물을 올릴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에너지는 미국 물가 상승률의 8%를 차지합니다. 유가가 낮게 유지되어야 관세로 인한 인플레를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