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올 들어 0.12% 올라
전셋값 1.05% 상승해 전국 1위
공급부족·외지인 투자 등 영향
전반적인 지방 시장의 침체 속에 울산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여 관심을 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개월 연속으로 75%를 웃돌고 전세 매물은 줄어 매매를 택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지난 12일 기준)은 올 들어 0.12% 상승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격이 오른 곳은 서울(1.53%)과 세종(0.52%), 울산뿐이다.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 2월 3일(0.03%)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거래가 플랫폼 집캅에 따르면 올해 울산에서 이뤄진 아파트 신고가 거래는 총 123건이다. 대전(59건)과 광주(61건)의 두 배를 웃돈다. 같은 기간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남구 신정동 ‘신정롯데킹덤’이다. 전용면적 185㎡는 지난달 24일 15억원(9층)에 손바뀜했다. 지난달 10일(5층)과 16일(3층) 같은 면적이 13억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2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2027년 준공 예정인 남구 야음동 ‘번영로하늘채라크뷰’ 전용 85㎡는 지난 2일 7억4800만원(23층)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해당 주택형 분양가는 최대 7억2000만원 수준으로, 분양권에 프리미엄(웃돈)이 3000만원가량 붙어 거래된 것이다.
전셋값은 올해 들어 1.0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이 1%를 넘긴 곳은 울산이 유일했다. 전셋값 상승에 힘입어 전세가율은 76.18%(KB부동산 기준)에 달했다. 전세가율이 통상 70%를 넘어가면 전세 수요자는 주택 매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전세 매물(아실 기준)은 작년 말과 비교해 37.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울산 집값이 상승한 이유로 공급 부족, 매수와 외지인 투자 증가 등을 꼽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입주 예정 물량에 따르면 올해 울산에는 아파트 5653가구가 준공된다. 내년엔 2632가구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3월 기준 외지인 매입 건수는 231건으로, 최근 2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울산 집값이 바닥을 다진 뒤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울산 집값은 2022~2023년 크게 떨어진 뒤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문수로아이파크 같은 인기 단지 위주로 거래가 늘어난 게 주변 지역에 낙수효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장기적으로 공급이 줄 것이란 전망 때문에 매매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