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서도호의 집…런더너 홀리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英 테이트 모던 25주년 특별전 '서도호: 집을 걷다'
제네시스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성북동 한옥 외벽 탁본한 '서울집'
집과 정체성을 공간적으로 경험
공예 재조명 '런던 크래프트 위크'
이규홍·정다혜·최기용·편예린 등
한국 전통 공예 현대적 감각 버무려
제네시스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성북동 한옥 외벽 탁본한 '서울집'
집과 정체성을 공간적으로 경험
공예 재조명 '런던 크래프트 위크'
이규홍·정다혜·최기용·편예린 등
한국 전통 공예 현대적 감각 버무려


25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 전시는 한국의 서도호 작가에게 초점을 맞췄다. ‘서도호: 집을 걷다(Walk the House)’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포괄하는 대규모 서베이 전시다. 현대자동차 후원 ‘제네시스 展’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테이트모던 블러바트닉 빌딩 내부 전시 공간의 벽을 과감히 제거해 개방적인 구조로 구성됐다.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끄는 작품은 300여 개의 장난감 병정이 조각의 좌대를 떠받치는 키네틱 아트 ‘공인들(Public Figures)’이다. 권위와 집단 정체성, 기념비적 상징에 대해 유쾌하게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전시 전체의 서사를 상징적으로 여는 장치다.
테이트모던, 서도호로 완성한 25년
이 밖에도 졸업앨범 등에서 수집한 수만 장의 얼굴 사진으로 만든 벽지 작품 ‘Who Am We?’(2000), 서울 성북동 한옥 외벽을 실물 크기로 탁본한 ‘러빙/러빙 프로젝트: 서울집(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2013~2022), 실제와 같은 크기의 반투명 천으로 재현한 공간 설치 작품 ‘Nest/s’(2024), ‘Perfect Home London, Horsham, New York, Berlin, Providence, Seoul’(2024) 등이 공개돼 작가의 ‘집’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공간적으로 경험하게 한다.지난 4월 30일 열린 전시 프리뷰는 놀라운 반응을 끌어냈다. 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미술계 저명인사가 대거 참석해 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는 제네시스가 테이트모던과 함께하는 글로벌 문화 협업 프로젝트 ‘제네시스 아트 이니셔티브(Genesis Art Initiative)’의 첫 번째 시도로, 그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계의 흐름을 반영하듯 작가를 대표하는 주요 갤러리인 리만머핀, STPI 싱가포르, 그리고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와의 협업 속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글로벌 미술 네트워크와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전시는 단순한 서베이를 넘어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K-CRAFT’로 본 韓의 문화 경쟁력
5월은 런던이 공예로 물드는 계절이다. 매년 이 시기에 열리는 ‘런던 크래프트 위크’는 도시 전역을 무대로 공예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 행사는 2015년 패션계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가이 솔터가 기획했으며, 공예를 현대 도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뚜렷한 취지로 출발했다. 올해로 11년을 맞은 런던 공예 주간은 단단한 글로벌 행사로 성장했다.
한국의 공예 주간 역시 런던 공예 주간을 벤치마킹해 시작된 행사로 그 뿌리가 이곳 런던에 있다. 한국 공예는 최근 몇 년간 국제무대에서 점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기반의 솔루나아트그룹은 올해로 3년 연속 런던 공예 주간에 참여했다. 영국 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공간 더 레이버리(옛 크롬웰 플레이스)에서 한국 공예를 대표하는 이규홍(유리), 정다혜(말총), 최기용(유리), 편예린(도자), 천우선(금속) 작가와 함께 전시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전통 공예의 뿌리 깊은 정성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구성돼 글로벌 관객들에게 한국 공예의 섬세함과 예술성을 인상 깊게 전달했다. 런던이라는 국제 문화의 중심지에서 한국 공예가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말총에서 매듭 장신구, 누비 스카프까지

이처럼 한국은 공공기관, 민간 갤러리, 작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런던 공예 주간에서 점차 존재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전통과 현대, 제도와 창작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은 한국 공예의 동시대적 가치와 국제적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영국 언론계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패션 평론가인 수지 멩키스 역시 한국 공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런던=조혜영 큐레이터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