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토스뱅크, iM뱅크와 공동대출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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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銀-시중銀 첫 사례인터넷은행 토스뱅크와 시중은행인 iM뱅크가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작년 8월 토스뱅크와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이 공동대출 상품을 최초로 출시한 뒤 시중은행이 공동대출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공급한 약 2만 건의 공동대출 중 연체 대출이 8건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를 내자 은행권 전반으로 공동대출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호 상품' 연체율 0.04% 그치자
절반씩 자금조달…연내 마련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확대 계획
카뱅·케이뱅크도 추격 나서
◇수익성·건전성 모두 잡은 공동대출
이미 공동대출 상품을 판매 중인 토스뱅크가 시중은행인 iM뱅크와 추가 상품을 기획한 이유는 함께대출의 성과가 기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신용대출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같은 신용대출 상품인 함께대출에서는 연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작년 8월 함께대출 출시 이후 올 1월 말까지 약 5개월 동안 총 1만8982건(6004억원)의 공동대출이 공급됐다. 이 중 30일 이상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연체로 분류된 대출 건수는 8건에 불과하다. 연체 비율이 건수 기준 0.04%다. 기준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한국은행이 조사한 작년 9월 말 인터넷은행업계의 평균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1.02%·잔액 기준)에 비하면 극도로 낮은 연체율이다.
이처럼 공동대출 상품이 우수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이 서로 다른 신용평가모형을 각각 적용해 적정한 고객을 선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연현 토스뱅크 프로덕트오너(PO)는 “광주은행과 신용평가모형을 완전히 공유하진 않지만, 꾸준히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각 은행의 대출심사 역량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대출 상품군 확대하겠다”
인터넷은행 중 가장 늦은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가 선제적으로 공동대출 상품을 내놓자 다른 인터넷은행도 지방은행과 손잡고 공동대출 상품을 기획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전북은행과 함께 올 하반기 공동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부산은행과 올 하반기에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공동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범 초기 단계인 인터넷은행은 자본 여력이 부족한 대신 디지털 접근성이 우수하다. 반면 지방은행은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하지만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절반씩 자금을 부담하면 인터넷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며 고객에게 충분한 대출을 공급할 수 있고, 지방은행도 이자이익을 더 거두는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대출 신청과 공급이 인터넷은행 앱으로 일원화하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은 수수료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대구에 집중된 영업력을 수도권 등으로 빠르게 확대할 필요에 따라 토스뱅크와 공동대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까지 공동대출에 나서기로 하면서 공동대출 상품이 국내 여신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PO는 “신용대출로 국한된 공동대출 상품군을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농협은행이나 수협은행처럼 지역 의존성이 높으면서도 자본력이 있는 은행들과도 공동대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