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6일 지지층을 향해 “대통령직에서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두 번째 메시지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서초동 사저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자유와 주권 수호의 일념으로 싸우는 모습을 봤다”며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 여러분이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오늘의 현실이 힘들어도 결코 좌절하지 말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선 청년단체와 지지단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4일 헌재의 파면 결정 직후에도 “응원해준 여러분께 깊이 감사하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냈다. 2017년 3월 파면 이후 침묵을 지킨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다.

윤 전 대통령은 5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1시간가량 차담을 하고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권력에 이어 행정 권력까지 쥐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취지의 우려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에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면담했다.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헌재 판결 승복과 계엄에 대한 사과도 없이 관저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중반 관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퇴거를 위한 각종 준비를 마치는 대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며 “제3의 장소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우선은 서초동 사저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초동 사저가 주상복합 건물이라 경호동 설치가 어렵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기 때문에 서초동 사저로 일단 옮긴 후 한 차례 더 이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양길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