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폭풍에 수출주들이 급락하자 유통 음식료 유틸리티 등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외 수출 환경이 불확실성의 안개에 휩싸였지만 국내에선 추가경정예산 편성, 경기부양책 등 내수 경기의 숨통이 트일 만한 카드들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추경 등 부양책 나온다"…내수株, 폭락장에도 선방
7일 코스피지수가 5.57% 급락했지만 주요 내수주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2.05% 상승했고 대표 유통주인 와 은 각각 0.33%, 0.4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식음료주 과 또한 각각 -1.5%, -2.13%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특히 한국전력은 이날 외국인 순매수 종목 1위(264억원)에 올랐다.

수출주들이 미국 상호관세 직격탄을 맞은 데 비해 관세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내수주는 우호적 정책 동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에 낙폭을 줄였다. 정부는 지난달 말 10조원 규모 추경 추진을 공식화했다. 소비 여력을 확충해 경기를 부양한다는 계획이어서 내수 부진에 시달려온 주요 유통주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10조원 편성 계획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30조원까지 확대하자고 나서 논의 과정에서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오는 6월 치러지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생지원금 등 내수 진작 정책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추경 편성 과정에서 10조원이 추가돼 20조원가량의 추경이 실시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추경 공식화 이후 이날까지 신세계와 주가는 각각 6.29%, 5.78% 올랐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 공매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도 피난처로서 내수주 매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급락세는 공매도 재개와 시기가 겹쳐 하락폭이 가팔라진 측면이 있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2배, 이마트는 0.23배에 불과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내수주 위주로 대응하며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기다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관세에 대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강경해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랜만에 내수주가 주도주로 부각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