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최대강도 압박에…브렌트유·WTI 한달 만에 최고치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16일(현지시간) 약 2% 상승하며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중국 업체에 제재를 부과한 데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반영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18달러(1.8%) 오른 배럴당 6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4달러(1.9%) 상승한 62.47달러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지난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美, 이란 최대강도 압박에…브렌트유·WTI 한달 만에 최고치 [오늘의 유가]
미 재무부는 이날 중국의 소규모 정유사를 포함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기업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끊겠다는 고강도 압박이다.

중동 지역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 일부 회원국이 할당량을 초과한 생산분을 보완하기 위해 추가 감산 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급 축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유가를 떠받쳤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인근 멕시코만에 있는 BP의 석유 시추 플랫폼. /로이터
미국 루이지애나주 인근 멕시코만에 있는 BP의 석유 시추 플랫폼. /로이터
수요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지표가 나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폭이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최근 발표된 관세 인상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크며, 이에 따른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유가는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일부 상승 폭을 반납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 원유 재고는 51만5000배럴 증가한 4억429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507만배럴 증가)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줄어들면서 정제마진 확대 기대가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알렉스 호데스 스톤엑스 전략이사는 "세계 경제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격화하느냐, 완화되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무역 전쟁이 완화되면 세계 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고, 이는 원유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