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삶을 사랑한다면 죽음을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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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유성호 지음
21세기북스 / 252쪽│1만9900원
유성호 지음
21세기북스 / 252쪽│1만9900원
![[책마을] 삶을 사랑한다면 죽음을 준비하라](http://img.www5s.shop/photo/202504/AA.40205103.1.jpg)
유 교수가 죽음 공부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한마디로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사느냐’만큼이나 ‘어떻게 죽느냐’도 중요하다. 이 책에는 죽음에 직면하는 방법에 관한 지혜가 실려 있다. 저자는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생명을 유지하겠다는 것처럼 무모하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유언’이라는 키워드로 죽음과 삶을 직면할 것을 권한다. 일본에는 ‘슈카스’, 즉 임종 활동의 일환으로 ‘엔딩 노트’를 쓰는 문화가 있다. 노인이 인생의 마지막을 충실하게 준비하기 위해 작성하는 기록으로, 장례 절차와 유품 처리, 유언 등을 담는다. 청년과 중장년에게도 자신의 삶을 점검하는 도구로 조명받고 있다.
유 교수는 “유언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기는 말이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더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한 실천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 역시 매년 한 번씩 유언을 쓰며 기꺼운 마음으로 죽음을 상상하고 준비한다고 한다. 이로써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고 살아갈 날들을 계획한다는 설명이다. 자필로 묵묵히 써 내려간 저자의 유언이 뭉근한 감동을 자아낸다. 이외에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깊이 사랑하는 방법, 인생의 의미와 목표를 발견하는 방법, 죽음을 능동적으로 맞이하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기술을 나눈다.
이 책에선 ‘연명의료’ ‘조력사망’ ‘안락사’ 등 논쟁적인 주제까지 이야기를 확장한다. 죽음에 대한 결정권을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문제’로 받아들이고 존엄한 죽음을 통해 존엄한 삶의 본질적 의미를 고찰하게 한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바라는 것은 모두 저마다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후회 없는 삶을 충만하게 사는 것이다. “죽음을 의식하면 삶에 더 겸손해지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된다. 유한한 생 앞에서 더 열심히 사랑하고 더 깊이 이해하며 더 온전히 살아가려는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설지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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