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찔끔 휴전…'우크라 종전' 말잔치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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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재 관둘 수도" 경고후
러 '30시간 휴전' 일방 선언
젤렌스키 "러 공격 계속돼"
"美 전략없이 말로만 합의 압박"
러 '30시간 휴전' 일방 선언
젤렌스키 "러 공격 계속돼"
"美 전략없이 말로만 합의 압박"

푸틴 대통령은 이날 “19일 오후 6시부터 21일 0시까지 모든 전선에서 적대 행위를 중단하라”고 러시아군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른 조치”라고 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기자들에게 “두 당사국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더 이상 중재 노력을) 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뒤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측 발표에 강하게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또다시 사람의 생명을 정치적 게임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 영공에는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이 떠다니고 곳곳에서 공습 경보가 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30시간 휴전은 신문 제목용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30일간의 무조건적 휴전부터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종전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해 크림반도 영유권을 러시아에 넘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침공해 병합한 지역이다.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간주한다. 미국이 이를 인정하면 침략을 통한 국경 변경을 금지한 국제 규범을 훼손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종결지으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면서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국제법 원칙도 무시하는 극단적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도 “외교 전략 없이 단기 성과에만 집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블룸버그는 워싱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외교 전략이 아니라 대선 캠페인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실질적 외교 로드맵 없이 단기적 정치 성과를 노리는 조급한 접근이 오히려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한 협상 지형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CNN도 “협상을 위해 크림반도를 거래 대상으로 올리는 것은 외교 전략이라기보다 위험한 거래에 가깝다”며 “국제사회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소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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