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트러스 순간'? 10년물 4.6% 돌파…애플 뒤흔든 오픈AI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디스의 등급 하향 이후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온 미국의 국채 금리가 21일(미 동부시간)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재정 적자를 확대하는 트럼프 감세안 통과 가능성이 커진 데다, 국채 20년물 입찰에서 수익률이 연 5%가 넘는데도 수요가 저조했던 게 문제가 됐습니다. 국채 금리 폭등에도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미국에서 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6000을 넘지 못하고 큰 폭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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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기 금리 폭등…증시 압박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6~0.7%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무디스 충격을 이겨내는 듯했던 채권 시장이 다시 흔들리면서 증시를 압박했습니다. 새벽부터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4.5% 선을 넘었고요. 30년물도 5%를 넘어서 거래됐습니다. 2023년 말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장기 금리 상승 요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 해외 투자자 이탈 움직임,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등에 따른 불안감 등이 있는 가운데 오늘도 가지 요인이 덧붙여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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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영국에서 4월 소비자물가(CPI)가 한 달 만에 거의 1%포인트 올라 3.5%까지 뛴 것으로 나온 탓입니다. 상당 부분 에너지 및 수도 요금 인상에 따른 것인데요.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도 4월 4.7%에서 5월 5.4%로 올라 영란은행(BoE)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졌습니다. 일본에서도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내달리고 있는데요. 7월 선거를 앞둔 일본 정치권에서 재정 부양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일본 국채 20년물 경매 결과가 나쁘게 나온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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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미국에서 공화당의 감세 법안이 이번 주 미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 예산안은 2017년 제정된 트럼프 감세안을 포함해 시간 외 수당, 팁 등에 대한 세금 면제 등 여러 가지 감세 방안을 담고 있는데요. 그래서 10년간 최소 2조 달러 이상의 추가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무디스의 강등에도 재정 적자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력을 얻고 있는 것이죠. 공화당은 현재 하원에서 220대 213으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에서 3명이 넘게 이탈하면 감세안 통과가 불가능한데요. 당내에서는 두 가지 반발이 있었습니다.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소속 의원들은 더 큰 메디케이드 삭감을 요구하고 있고,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성향이 강한 주에 속한 의원들은 주 및 지방세에 대한 연방 정부의 세액공제(SALT) 증액을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SALT 세액공제 상한선을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높이기로 하면서 하원 통과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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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리사 살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가파른 수익률 곡선, 높은 실질금리, 그리고 확대되는 기간 프리미엄을 합쳐 보면, 채권 투자자들은 성장, 인플레이션, 통화정책뿐 아니라 미국 부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 36조 달러에 달하고 평균 조달 비용은 3.6%다. 이자 지급액만 해도 1조3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연간 정부 예산의 약 18%에 해당한다. 이렇게 장기 부채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한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최소 2조 달러의 새로운 국채를 추가하려 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더 높은 금리, 더 낮은 주식 멀티플을 부른다"라고 밝혔습니다.

TS 롬바드는 "관세로 인해 1년 차에 2500억 달러의 세수가 늘어난다고 하자. 2026 회계연도 적자 증가액인 4720억 달러에서 이를 빼더라도 2025년 1월 의회예산국(CBO) 추정했던 것보다 13% 더 많은 자금 조달(국채 발행)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AGF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발리에르 정책 전략가는 "미국의 재정 지출은 계속되고 있으니 무디스는 신경 쓰지 말라"라고 비꼬았습니다.

돈을 덜 거두고 재정 적자를 늘리는 만큼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백악관의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장은 "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미국에 3%의 추세적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월가 일부도 감세가 증시의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예측해왔는데요. 그러나 막대한 관세(세금) 인상 및 금리 상승으로 그런 효과는 상쇄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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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파운데이션은 "트럼프의 관세는 감세로 인한 GDP 성장 효과를 상쇄할 위험이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즉 감세로 인한 성장 부양 효과가 0.6%로 계산되는데, 관세(보복 이전, GDP -0.6% 효과)로 인해 상쇄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바이탈날리지는 "재정 적자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재정 적자를 키우는 감세안의 통과는 채권 금리 상승을 부를 수 있고, 증시에는 기껏해야 중립적이거나 약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2. 악몽이 된 20년물 경매


국채 금리는 오후 1시에 한 단계 더 뛰었습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20년물 국채 경매 결과가 나왔는데요. 발행 규모가 160억 달러로 적었고, 발행 당시 시장 수익률(WI)이 5.035%로 상당히 높았는데도 수요가 저조해서 발행 금리는 WI보다 1.2bp 높은 5.047%로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은 2.46배(4월 2.63배)에 그쳤고, 외국인 수요를 대변하는 간접 수요도 69%(4월 70.7%)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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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소식이 나오자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4.607%까지 치솟았고요. 30년물은 5.098%까지 뛰었습니다. 오후 4시 52분께 10년물은 12bp 상승한 4.601%, 30년물은 12.2bp나 오른 5.089%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5.2bp 높은 4.022%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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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30년물의 실질 수익률이 이렇게 높았던 적은 2007년 이후로 없었다. 시장은 현재의 정책(관세+감세) 조합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KKR의 헨리 멕베이 CIO는 "미 국채는 더는 포트폴리오에서 전통적인 충격 흡수 장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미 정부는 막대한 재정 적자와 높은 레버리지에 시달리고 있으며, 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습니다.

BTIG는 기술적 분석을 통해 "30년물 수익률을 주식으로 본다면 수년간의 저항선 돌파에 근접하고 있으며,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최고치인 5.17%가 앞으로 며칠 안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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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저항선을 넘어서 큰 폭으로 뛰면서 주가는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레이먼드제임스가 2021년 이후 국채 10년물 수익률과 S&P500 지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는데요. 수익률이 연 4.5%를 넘게 되면 S&P500 지수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10년물 금리가 4.5%를 웃돌면 주가의 연평균 상승률은 1%에 그쳤고요. 4.6%를 넘으면 벤치마크 지수는 연평균 2.4%의 손실을 봅니다. 수익률이 4.7%를 넘을 경우 S&P500 지수는 연평균 35.5%의 하락률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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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27~29일에는 2, 5, 7년 경매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다행히 중단기물이긴 합니다만, 지금 같은 우울한 채권 시장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불안이 지속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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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금리 급등+달러 약세=해외 자금 유출?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달러는 사흘째 약세를 내달렸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48% 내린 99.64까지 떨어졌습니다. 국채 금리 상승과 함께 나타나는 통화 약세는 자금 유출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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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분석가는 "20년물 채권 경매에 대한 시장 반응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달러가 동시에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더 이상 미국의 이중 적자를 감당할 의향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미국은 10년물 이상의 채권 수익률 상승 압력에 직면한 유일한 주요 경제국은 아니다. 하지만 감세 계획이 무역 전쟁과 미국의 세계적 역할 축소 등으로 인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채 수요 감소와 더해져 수익률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유일한 주요 경제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저항선이 무너졌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블룸버그는 무역 가중치 달러 지수가 4년 추세선 하향 돌파했으며 2022년 초 이후로 내려가 본 적이 없던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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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의 맥베이 CIO는 "달러가 현재 약 15% 정도 과대평가되어 있다. 1980년대 이래 세 번째로 비싼 수준이어서 구조적으로 약한 달러의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달러가 흔들리면서 오늘 금, 비트코인 등은 모두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비트코인은 11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1월 이후 처음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4. 유통사 매출 저조…가격 인상 가능성


유통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타겟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해서 월가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고요. 동일 매장 매출은 3.8%나 줄었습니다. 소비자들이 관세로 인해 소비를 주저하고 있어 올해 매출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순 매출이 약 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한 자릿수 초반의 감소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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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스는 1분기 매출이 3.3% 줄었는데요. 동일 매장 기준으로는 1.7%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연간 실적 가이던스는 유지했습니다. 브랜든 싱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상태가 ”매우 건강하다”라고 말했지만, 여전히 큰 규모의 구매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아직 대부분 관망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TJ맥스도 현재 미·중 관세 수준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전망치를 유지했습니다. 세 업체의 주가는 오늘 모두 하락했습니다.

이들 소매업체는 관세에 대응해 가격을 올리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밝힐지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했는데요. 월마트가 일부 가격 인상 방침을 시사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떠안아라(EAT THE TARIFFS)"라고 비판한 탓입니다.

어제 홈디포는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발언은 "일반적으로 현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피치레이팅스의 데이비드 실버먼 애널리스트는 홈디포가 안정적 가격 정책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모든 가격이 반드시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알리안츠에 따르면 미국 기업 대부분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결국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인데요. 콘퍼런스 보드의 데니스 달호프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헤드는 가격 계획을 논의할 때 "관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소싱 비용'이나 '투입 비용' '공급망 비용' 등을 쓰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겟은 오늘 변덕스러운 환경에 대응해 가격을 조정하고 있지만, 관세와 직접적 관련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3월에 관세 영향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로우즈는 공급업체들과 협력하여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나이키는 6월부터 일부 고가 운동화의 가격을 2~10달러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만약 기업이 관세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면 증시에는 문제가 생깁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이익이 8.7% 성장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S&P500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6배에 달합니다.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인데요. 만약 이익이 정체된다면 밸류에이션은 더 높아집니다. 찰스슈왑은 "지금까지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은 기업의 54%가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이런 비관적 가이던스 중 일부는 관세 비용으로 인한 기업들의 마진 우려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어제 홈디포는 가격 인상 없이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그건 약간의 도박이다. 점유율 상승 없이는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5. 중동 긴장 다시 커질까


아침에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분위기를 악화시켰습니다. CNN이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공격을 준비 중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탓입니다. 미 정보기관을 인용한 보도였는데요. 텔아비브가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원자재 리서치 공동 헤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란은 지난 2년간 하루 약 100만 배럴씩 공급을 늘렸다. 이란에서 하루 100만 배럴이 감산되면 유가는 배럴당 약 8달러 상승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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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자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월가에서는 공격이 임박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 최고지도자가 회담 성공에 대한 의구심을 표한 것과 관련, 미 정부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유출한 정보일 수 있다는 의심도 제기됐습니다.

또 중동 관련 긴장이 높아지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감소해도 충분한 공급능력을 가진 OPEC+가 금세 감소분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라이스타드에너지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하루 약 50만 배럴의 공급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OPEC+가 상당히 빠르게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에너지정보청(EAI)이 발표한 주간 데이터(~5월 16일)에서 미국의 원유, 휘발유 재고가 모두 예상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원유 재고는 130만 배럴 증가했고, 휘발유 재고는 약 80만 배럴 늘었습니다.

6. 애플 뒤흔든 오픈AI


장중 애플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오픈AI가 애플 출신의 '전설적'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 'io'를 65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온 것입니다. 아이브는 과거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일하면서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기기 디자인과 개발을 이끈 인물인데요. 2019년 애플을 떠났죠. 그런 뒤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를 위한 제품들을 개발하는 io를 세웠습니다. 이제 오픈AI는 애플을 위협할 수 있는 각종 AI 기기들을 만들어낼 텐데요. 샘 올트먼은 "이전에는 결코 없었던 수준의 품질을 갖춘 소비자용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이브는 "지난 30년간 내가 배운 모든 것이 이곳, 이 순간으로 이끌었다는 느낌을 점점 더 강하게 받는다. 이 관계와 협력 방식을 토대로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즈트러스 순간'? 10년물 4.6% 돌파…애플 뒤흔든 오픈AI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딥워터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파트너는 아이브의 오픈AI 합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큰 그림=인터넷, 스마트폰, AI 같은 기술의 전환은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오픈AI는 이 전환을 현실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AI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애플이나 구글을 위협할 요소가 사실상 없었다. 하지만 오픈AI가 주도하는 AI의 부상은 지난 20년간 처음으로 이들의 비즈니스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작은 그림=오픈AI의 야망에 한계가 없을지도 모른다. AI에 있어 디바이스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오픈AI는 매출도 없는 회사에 65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아이브의 합류는 오픈AI가 승리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한편, 애플과 구글의 저항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 소식이 애플에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애플은 현재 17억 명의 사용자, 23억5000 개의 활성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오픈AI가 아무리 훌륭한 폰을 내놓더라도, 애플 고객이 쉽게 이탈하긴 어렵다. 구글에는 더 부정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구글의 생태계 락인(lock-in: 감금) 수준은 애플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즈트러스 순간'? 10년물 4.6% 돌파…애플 뒤흔든 오픈AI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애플 주가는 2.31% 급락했지만, 알파벳의 주가는 2.87% 올랐습니다. I/O행사를 통해 AI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구글의 대규모언어모델(LLM)역량에 대한 따라잡기 단계는 끝나가고 있다. 구글은 검색에서 AI 모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여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라면서 목표주가 2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키뱅크(비중확대, 목표주가 195달러)는 "AI 성공에는 개발, 인프라, 배급의 조합이 필요하다. 알파벳은 이런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제미나이 2.5가 구글 검색엔진 옆에 AI모드를 통해 배급되고 있는데, 이는 사용성 향상과 상용화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구글은 무료, 유료 모델로 AI 제품을 구분해 소비자와 전문가 모두의 필요를 충족할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7. "올 여름 조심하라"


채권 시장의 매도가 가속화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1.61%, 나스닥은 1.41% 내렸고요. 다우는 1.91%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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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 보면 알파벳이 포함된 커뮤니케이션서비스(+0.67%)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내렸습니다. 부동산(2.63%) 헬스케어(2.37%) 유틸리티(-1.91%) 등 금리 상승에 부정적인 업종들이 하락을 주도했고요. 금융(-2.05%)도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빅테크도 알파벳을 빼고는 모두 큰 폭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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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샌들러는 S&P500 지수가 6000에 근접해 상승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지만, ‘중대한 후퇴’보다는 ‘건강한 일시 중지’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탄탄한 시장의 폭 개선이 나타나고 있어, 소폭 하락과 횡보가 이어질 것이고 이는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랙록의 러스 코에스테리치 포트폴리오 매니지는 "여름과 초가을은 계절적 약세를 보이는 시기다. 이런 계절성의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요인은 모멘텀이다. S&P500지수의 여름 수익률은 부분적으로는 연초 4개월 동안의 성과에 의해 좌우됐다. 2024년처럼 4개월간 시장이 상승했던 해에는 계절적 영향이 미미했다. 그러나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해에는 향후 5개월 동안 평균 수익률이 -1.6%였으며, 시장이 상승한 경우는 절반(50%)에 불과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기본 시나리오는 심각한 경기 침체나 장기 약세장이 아니다. 그렇지만, S&P500 지수는 이미 저점 대비 15% 상승했다. 여름을 앞두고 두 가지 전략을 추천한다. 일정 박스권(예: 5000~5600)을 가정하고, 긍정적 가이던스 수정 및 증가하는 현금 흐름을 보이는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