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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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제품 가격을 올린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되레 가격을 올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모양새다.

미국 CNBC 방송은 나이키가 관세로 인해 소매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에 대비해 여러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격 인상 폭은 2~10달러가 될 전망이다. 100~150달러 제품은 5달러, 150달러 이상 제품은 10달러 인상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가격 인상은 대부분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지만 이르면 이번 주에 오른 가격을 볼 수도 있다.

모든 제품 가격이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개학을 앞두고 아동용 제품이나 100달러 미만 제품 가격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 제품인 에어포스1 운동화도 115달러로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나이키는 성명에서 "우리는 정기적으로 사업을 평가하고 시즌 계획의 일환으로 가격을 조정한다"고만 밝혀 관세와의 관련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나이키는 운동화 제품의 약 절반을 중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유예에도 현재 중국산 제품에는 30%, 베트남산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나이키는 또 6년간 중단했던 아마존 직접 판매를 다음 달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나이키는 2019년까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직접 판매를 해오다 중단했다. 이후에는 제3자 판매자를 통해 일부 제한된 제품만 아마존에서 유통됐다. 나이키 대변인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는 최근 실적 부진에 고전하고 있다. 나이키의 2025회계연도 3분기(지난해 12월~올 2월) 매출은 112억6900만달러로 전년 동기(124억2900만달러) 대비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8800만달러로 41% 급감했다.

글로벌 소비 위축에 더해 패션 트렌드 변화에 뒤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나이키는 지난해 가을 실적 부진으로 최고경영자(CEO)를 엘리엇 힐로 교체하고 전략, 인사, 스포츠 마케팅 등 주요 부서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다만 힐 CEO는 지난해 말 취임 후 첫 실적 발표에선 그동안의 과도한 할인 정책을 비판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