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게,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국제부 이주현 기자입니다.
새 교황 레오 14세가 2027년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 네 번째이자 13년 만의 방한이다.교황의 한국 방문이 예상되는 것은 2027년 서울에서 가톨릭을 믿는 젊은이들의 축제 세계청년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옛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각국 청년을 1984·1985년 바티칸에 초청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1986년 1회 정식 행사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뒤 2~3년에 한 번씩 개최지를 바꾸고 있다. 최근 행사는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됐다.이 행사는 교황이 개최지를 방문해 젊은이들과 만나는 게 관례다. 중간에 교황이 바뀌더라도 후임자가 이 행사에 참석한다. 이 대회는 많게는 수백만 명의 청년이 모이는 만큼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대회 방문객이 적게는 40만 명, 많게는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교황이 이번 대회에서 내놓을 메시지도 관심사다. 일각에선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가 다시 논의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교황 프란치스코도 방북을 추진했지만 당시 북한의 비협조로 성사되지 않았다. 교황으로선 방북으로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할 뿐 아니라 선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 사제를 파견할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북한도 정세 국면 전환용으로 교황 방북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레오 14세는 과거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으로 활동하던 2002, 2005, 2008년 내한해 한국지부 수도자와 만나거나 지부 총회에 참석했다.이주현 기자
예술의전당이 산불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돕고자 특별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예술의전당은 “대형 산불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울산 울주군 등 피해 지역을 지원하고자 오는 18일 ‘2025 희망콘서트 - 함께 걷는 길’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예술의전당은 이번 콘서트에서 소상공인, 취약계층은 물론 재해 현장 복구에 힘 써준 소방공무원들도 초청하기로 했다. 소방공무원들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하는 뜻을 전하려는 의미에서다. 콘서트엔 지휘자 최수열을 비롯해 코리아챔버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백혜선,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첼리스트 문태국 등이 활약할 예정이다. 소프라노 박미자, 테너 이명현, 바리톤 강형규 등 국내를 대표할 만한 성악가들도 따뜻한 위로와 힘찬 에너지를 목소리로 전달하기로 했다.공연 프로그램은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으로 서막을 연다. 이어 베토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3중 협주곡’으로 협력과 연대의 의미를 전한다. 우리 가곡인 ‘산촌’, ‘마중’, ‘강 건너 봄이 오듯’ 등도 선보인 뒤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인 ‘신세계로부터’의 4악장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교향곡을 통해 재난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겠다는 취지에서다. 사회는 방송인 한석준이 맡는다.티켓 가격은 전석 1만원이다. 모든 관객이 희망의 무대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자 잡은 가격이란 게 예술의전당의 설명이다.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콜센터, 인터파크 등에서 가능하다. 예술의전당은 일반 티켓 판매 수익 모두를 한국해비타트와 희망브리지를 통해 기부할 예정이다.
손열음이 2011년 차이콥스키콩쿠르에서 선보인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 연주는 한국 음악계가 세계에서 빛난 역사로 남아 있다. 이 곡을 다룬 한 유튜브 영상이 지난달 30일 기준 조회수 2500만 회를 넘겼을 정도다. 손열음이 세계 사람이 듣는 음악인이 된 데는 일찍이 영재를 알아본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뒷바라지가 있었다. 박 명예회장 20주기를 맞아 오는 23일 추모 음악회를 여는 손열음을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금호아트홀에서 만났다. ◇금호영재콘서트에서 인연박 회장은 한국 음악가들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1984년 총수에 올라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으로 키운 그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음악계 지원에 힘을 쏟았다. 1998년엔 영재들만으로 콘서트를 꾸리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 금호영재콘서트에서 열두 살 강원도 소녀 손열음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저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첼 리, 권혁주, 첼리스트 고봉인 이렇게 4명이 1~2주 간격으로 공연했어요. 그해 7월 공연엔 회장님이 리허설을 보셨습니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으면 사 주겠다’고 하신 첫 대화도 생각나요.”손열음에게 박 회장은 친근한 할아버지로 남아 있다. 연습에 전념할 수 있는 피아노를 새로 마련해준 것도 박 회장이다. 처음엔 한국에서 만든 콘서트용 피아노를 사주려고 했다. “콘서트용 피아노를 따로 놓을 자리가 없어서 사양했더니 회장님께서 ‘내가 갖고 있는 뵈젠도르퍼 피아노라도 가져가겠느냐’고 제안하셨어요. 어디선가 유기된 뵈젠도르퍼를 잘 관리해서 주셨는데 회장님은 그게 마음이 안 좋으셨나봐요. 성에 안 차는 걸
“콘서트 전날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됩니다. 바로 귀에 익진 않으시겠지만 시즌3의 주요곡들도 공연장에서 들려드릴 겁니다.”작곡가 겸 음악감독인 김성수는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호텔인 에이든 바이 베스트웨스턴 청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성수는 인디 밴드의 편곡뿐 아니라 가무극, 창극, 뮤지컬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작곡계의 팔방미인이다. 넷플릭스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에선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작곡을 도맡았다. ‘피지컬: 100’에 이어 ‘피지컬: 아시아’의 음악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오는 6월 28·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자신의 음악을 집대성한 단독 콘서트인 <23 라이브(LIVE)>를 연다.시인 이상에게서 영감 받은 곡으로 ‘믿음’ 다룬다숫자 ‘23’은 김성수의 음악 인생 23년간을 상징한다. 그는 2002년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의 음악감독으로서 공연음악과 처음 연을 맺었다. 당시엔 “엉망이었다”고 할 정도로 미숙한 점이 많아 그 후 약 8년간 뮤지컬 작업은 손을 놨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성수는 “23년의 음악생활은 고정관념과 싸우는 연속이었다”며 “조감독을 해본 적이 없어 소위 말하는 사수라고 할 게 없다보니 (저를 둘러싼) 고정관념이 좋든 나쁘든 계속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정도 스스로에게도 고정관념이 베어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콘서트로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그는 콘서트를 전체 흐름이 이어지는 4개 장으로 짰다. 첫 장은 ‘엔트로피&rsquo
고(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손녀처럼 아꼈다. 때론 친구 같은 후견인이었다. 둘의 인연은 손열음이 10대일 때 고작 8년 남짓. 클래식 음악계를 향한 그룹 총수의 애정은 불멸로 남아 어느새 30대의 막바지에 이른 피아니스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박 회장의 타계 20주기를 기리는 손열음을 만나 그 진한 인연과 음악 여정에 대해 들어봤다.연세대 신촌캠퍼스 한복판에 있는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손열음. 사진 촬영에 들어가자 그는 피아노 앞에서 허공에 놓인 건반을 잡으려는 듯 손가락을 오므렸다. 음악의 실타래를 머리에서 끄집어내려는 것처럼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살며시 감은 눈엔 이와 다른 차분함이 감돌았다. 오묘한 균형미. 배우 같은 솜씨였다. 인터뷰도 막힘이 없긴 마찬가지. 오는 7월 런던 위그모어홀, 12월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앞둔 대가의 여유가 느껴졌다. 그가 내향적 MBTI의 대명사 ‘INFP’라 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도 무대에서 긴장이란 걸 할까. 답변이 뜻밖이었다. "예전엔 안 했는데 달라졌어요. 한때 음악가들이 왜 긴장하는지, 연습을 안 해서 그런 건지 논리적으로 분석해본 적도 있는데, 최근엔 그조차 의미가 없더라고요. 이젠 좋아하는 모차르트를 연주할 때도 너무 떨려요."긴장감이 달라졌듯 음악을 다루는 마음가짐도 바뀌었다. 손열음은 2022년 해외 악단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을 모아 오케스트라인 ‘고잉홈프로젝트’를 결성했다. 수평적 관계 안에서 음악인들이 자유롭게 교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오케스트라에 별 관심이 없던 예전의 자신’이라면 상상하지 못할 선택이었다. 그런 결심을 한 배
오는 6월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이 다음 달 7일부터 티켓 예매를 받는다.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APO)의 베토벤 공연,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 선우예권 실내악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부산콘서트홀은 오는 6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부산콘서트홀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부산콘서트홀은 부산에 처음 마련되는 클래식 전용 무대다. 6월 21일 첫 공연에선 부산콘서트홀 예술감독인 정명훈이 APO를 이끌고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과 교향곡 9번인 ‘합창’을 연주한다. APO는 정명훈 감독이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런던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 악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석급 아시아 단원들을 모아 꾸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첫 공연 1부에선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쇼지, 첼리스트 지안 왕이 정명훈 감독 지휘로 삼중 협주곡을 협연한다. 공연 2부인 베토벤 ‘합창’에선 소프라노 황수미, 2025 클래부산 시즌합창단, 창원시립합창단 등이 화합해 웅장한 교향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22일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APO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들려준다. 오르가니스트 조재혁도 부산콘서트홀에 설치된 오르간으로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을 연주한다. 지난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가 들려준 곡이기도 하다.2017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23일 베토벤과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등 실내악 공연을 선보인다. 25일엔 정명훈이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오른다. 축제 끝무렵인 27일과 28일엔 베토벤이 쓴 유일한 오페라인 <피
피아노하면 스타인웨이, 바이올린하면 스트라디바디우스가 명기 중의 명기로 꼽힌다. 녹음 작업을 하는 이들에겐 노이만이 그렇다. 프랭크 시나트라, 비틀즈, 마이클 잭슨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거쳐갔던 게 노이만의 콘덴서 마이크다. 96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음향기기 명가 노이만의 야스민 리처스 최고경영자(CEO)를 서울 동숭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단독으로 만나 마이크 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마이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손에 쥐는 마이크는 다이나믹 방식이다. 내구성이 강하고 큰 음압에도 잘 견뎌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두루 쓰인다. 전문가가 녹음실에서 쓰는 마이크는 콘덴서 방식이다. 외부환경에 민감하지만 고음역대의 작은 소리도 잡아내 초정밀 녹음이 가능하다. 노이만은 1928년 세계 최초로 상용 콘덴서 마이크를 개발한 업체다. 이 업체가 1949년 만든 콘덴서 마이크 모델인 U47은 오늘날 800만원대에 거래될 정도의 명작으로 꼽힌다. LP 앨범 수집가에게 노이만은 소리를 디스크에 새기는 장비인 커팅 레이스를 제작했던 회사로도 유명하다.“한국 음향 엔지니어와 소통 잦아져”콘덴서 마이크는 악기만큼이나 섬세하다. 보컬 성별이나 악기 구성은 물론 공간 크기에 따라 최적의 마이크 모델이 달라진다.“음성 녹음을 정확히 하고 싶을 땐 조용한 방에서 진동판이 큰 마이크를 써야 합니다. 반면 컴퓨터 소음이나 실외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있는 경우엔 작은 마이크를 써서 잡음이 잡히지 않도록 해야 하죠.”이러한 콘덴서 마이크 특성은 노이만 같은 마이크 명가가 노래방 시장을 공략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처스 CEO는 “노
세상에 콩쿠르는 차고 넘친다.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C)에 가입된 콩쿠르만 120여개. 그 중에서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한 손에 꼽을 만한 대회 중의 대회다. 이 두 대회 각각의 우승자 아시아 투어를 맡은 건 한국 기획사인 에스비유. 유소방 에스비유 대표를 만나 유럽 음악계가 인정하는 마당발이 된 사연에 대해 들어봤다.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게 기회의 땅이다. 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유럽의 인구구조에선 더욱 그렇다. 반면 한국은 뒤늦게 클래식 음악 사랑이 한창이다. 인기 피아니스트는 아이돌처럼 열혈 팬을 몰고 다닐 정도다. 한국 공연기획사인 에스비유의 유소방 대표는 유럽 유수 악단과 국내 클래식 음악 시장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빈 필하모닉 앙상블, 빈-베블린 필하모닉 체임버의 내한 공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직접 연주자들과 악단을 설득해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짜서 한국 방문을 이끌어 낼 정도로 기획력도 출중하다. 그의 노고를 기려 오스트리아 정부가 대통령 금장훈장도 줬을 정도다. 연주자가 아닌 음악계 종사자에겐 이례적인 영광이다.“아시아 시장 개척하자는 제안 통했죠”최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와 만났을 때도 유 대표는 유럽 악단과의 소통 준비로 분주했다. 에스비유는 올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아시아 협력사로 선정됐다. 이 기획사는 2023년부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아시아 협력사도 맡고 있다. 올해 열리는 핵심 콩쿠르 2개가 모두 유 대표의 손을 거쳐야만 수상자 공연인 ‘위너스 콘서트’가 가능하다. 두 콩쿠르가 올해 피아노를 놓고 나란
세종문화회관이 오는 6월 야외인 광화문광장에서 오페라를 연다. 다음 달 9일 무료 입장권을 배포한다.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오페라단의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인 <마술피리>를 오는 6월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선보인다”고 28일 발표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오페라단은 2023년 비제의 <카르멘>, 지난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으로 야외 오페라를 선보였다. 올해 선보이는 작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장슈필로 한국어 대사와 독일어 노래로 공연된다. 장슈필은 대사와 노래가 번갈아 나오는 독일어 오페라 형식의 음악극이다.마술피리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밤의 여왕’으로서 부르는 아리아인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 속에 불타오르고’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오페라다. 아리아뿐 아니라 서곡, 이중창, 다양한 합창곡 등이 포함돼 있다. 피날레도 웅장한 합창으로 마무리된다. 최종 합창에선 서울시오페라단이 지난 3월 선발한 시민예술단 130여명이 함께한다. 6월 공연 일정에 맞춰 시민 지원자 중 선발된 137명이 90분 분량에 달하는 독일어 원어 가사를 외우며 연습하고 있다.이번 오페라에선 지휘자 김광현과 연출가 장재호가 함께한다. 소프라노 김순영·양귀비·이하나·문현주, 테너 김성진·이명현, 바리톤 박정민·공병우, 베이스 이준석·최공석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오케스트라도 함께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창단 40주년을 맞이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마술피
강원문화재단은 ‘2025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대관령아카데미가 진행하는 연중 교육프로그램 ‘찾아가는 마스터클래스’를 28일 강릉원주대학교에서 연다. 찾아가는 마스터클래스는 대관령아카데미가 강원도 내 음악학도를 위해 저명 예술인을 불러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 상반기엔 성악, 피아노 2개 분야로 운영하고 있다.강원문화재단은 이번 마스터클래스에 피아니스트 신미정을 초청했다. 신미정은 오스트리아 빈 시립음악대학교에서 피아노 석사 과정을,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피아노 듀오 최고 연주자 과정을 최우수로 마쳤다. 현재 빈 국립음대 전임 강사로 일하면서 연주자로서도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다. 다른 피아니스트인 박상욱과 듀오 ‘신박’을 결성해 2015년 독일 ARD 콩쿠르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박 듀오는 오는 6월 29일 대관령음악제 기획공연인 ‘강원의 사계 <여름>’을 선보일 예정이다.강원문화재단은 다음 달 16일 박상욱을 강원예술고등학교에 불러 고등학생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열 예정이다. 지난 17일엔 소프라노 구은경을 강원대에 초청해 성악 부문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했다.이주현 기자
금호문화재단이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20주기를 기리는 음악회를 연다. 이 재단은 “다음 달 23일 오후 7시30분 박 명예회장의 20주기 추모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장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있는 금호아트홀이다.이번 음악회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제안으로 전좌석 초대로 열린다. 금호문화재단은 지난 15일까지 금호아트홀 홈페이지를 통해 관객 초청 이벤트를 진행했다. 금호아트홀 회원 및 공연 기대평을 남긴 일반 관객 등 150명이 추모 음악회에 초대됐다. 손열음은 금호영재콘서트가 시작된 1998년 7월 무대에 오른 1세대 금호 음악 영재다. 박 명예회장이 친손녀처럼 아꼈던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손열음은 “명예회장님께서 타계하신지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도 그분께 받은 영향들이 삶에 녹아들어 있다”며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전방위적인 관심과 선구안을 지니셨던 명예회장님의 지원이 한국 음악계에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많은 분들이 그 분에 대한 추억을 다같이 나누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연 전 소감도 전했다.손열음은 추모 음악회 1부에서 슈만의 ‘아베크 변주곡’, 멘델스존 ‘무언가’, 라벨의 ‘라 발스’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2005년 1월 금호아트홀 독주회에서 연주했던 작품들로, “명예회장님께 나의 음악을 들려드린 첫 순간과 마지막을 담았다”는 게 손열음의 설명이다. 2부에선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선보인다. 손열음은 “명예회장님께서 살아 계시다면 가장 들려드리고 싶은 곡으로, 20년의 시간
임윤찬이 영국 음악 시상식인 ‘BBC뮤직어워드’에서 3관왕을 수상했다. 단일 앨범 3관왕은 2006년 이 상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그의 밴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결선 연주도 다음달 앨범으로 나온다.영국 음악 매체인 BBC뮤직매거진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뮤직어워드는 올해의 음반·올해의 신인·기악부문상에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 앨범을 선정했다. 이 앨범은 임윤찬이 지난해 4월 음반사 데카클래식을 통해 낸 데뷔 앨범이다. 올해의 신인이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해당 앨범은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상하며 이미 높은 평가를 받았다. BBC뮤직어워드의 주요 상 중 하나인 올해의 인물은 흑인 여성 최초로 지난해 영국 왕실의 음악 감독을 맡게 된 작곡가 에롤린 월렌이 수상했다.임윤찬은 BBC뮤직매거진을 통해 밝힌 수상 소감에서 “지난해 훌륭한 앨범이 많이 나왔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감사를 표한 뒤 “항상 제 마음이 말하는 것과 생각이 이끄는 것을 조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샬럿 스미스 BBC뮤직매거진 편집장은 “겨우 21번째 생일을 맞은 아티스트가 권위 있는 상 3개를 모두 석권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임윤찬은 평범한 아티스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임윤찬은 ‘쇼팽: 에튀드’를 낸 데카클래식을 통해 새 앨범도 발매한다. 2022년 밴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결선 실황을 담은 앨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사진)을 다음달 16일 내놓기로 했다. 첫 선공개 싱글로 2악장 일부를 24일 공개했다.올해 임윤찬은 바
유럽연합(EU)엔 유럽인을 하나로 묶으려는 열망이 담겨 있다. 음악에도 이와 비슷한 단체가 있다.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COE)는 ‘유럽의 예술적 이상’을 구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1981년 결성됐다.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21년간 이끌면서 이 악단은 유럽을 대표하는 중형 악단이 됐다. COE가 내한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부를 들려줬다.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지휘봉을 들고 연주도 했다. 이 악단 단원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COE의 매력과 이번 공연의 특색을 짚어봤다.이 악단의 단원은 단 60명. 하지만 COE를 거쳐 간 지휘자들을 보면 그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아바도뿐 아니라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등이 오랜 기간 이 악단과 함께 유럽 음악인의 교집합을 만들어왔다. 최근엔 사이먼 래틀, 네제 세갱과 같은 지휘 대가가 일원으로 합류했다. COE는 지난 3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4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5일 서울 LG아트센터, 7~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했다. 이틀에 걸친 롯데콘서트홀 공연은 날짜별로 프로그램이 달랐다. COE는 롯데콘서트홀 공연 첫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2·4번을 연주한 뒤 둘째 날 협주곡 3·5번을 선보였다.“김선욱, 풍부하고 뛰어난 음악적 직관 갖춰”피아노 독주자이자 지휘자로 나선 김선욱은 이번 공연을 위해 직접 곡 연주 순서와 구성을 정했다. 김선욱은 이 악단의 2022년 내한 때도 협연했다. 사이먼 플레처 COE 대표는 “피아니스트가 아닌 지휘자 김선욱과 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공연의 목표는 김선욱의 음악적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것이었다&rdquo
임윤찬이 영국 음악 시상식인 BBC뮤직어워드에서 3관왕을 수상했다. 단일 앨범 3관왕은 이 상이 만들어진 이래 처음이다. 많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을 설레게 했던 임윤찬의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결선 연주도 다음 달 앨범으로 나온다.영국 음악 매체인 BBC뮤직매거진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뮤직어워드는 올해의 음반·올해의 신인·기악부문상에 임윤찬의 '쇼팽;에튀드'앨범을 선정했다. 이 앨범은 임윤찬이 지난해 4월 음반사 데카 클래식을 통해 낸 데뷔 앨범이다. 단일 앨범이 이 3개 부문 상을 동시에 탄 건 2006년 시상식 창설 이래 처음이다. 올해의 신인이 올해의 음반을 수상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해당 앨범은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상하며 이미 높은 평가를 받았다. BBC뮤직어워드의 주요 상 중 하나인 올해의 인물은 흑인 여성 최초로 지난해 영국 왕실의 음악 감독을 맡게 된 작곡가인 에롤린 월렌이 수상했다. 임윤찬은 BBC뮤직매거진을 통해 밝힌 수상 소감에서 “2024년 훌륭한 앨범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감사를 표한 뒤 “항상 제 마음이 말하는 것과 생각이 이끄는 것을 조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샬럿 스미스 BBC뮤직매거진 편집장은 “겨우 21번째 생일을 맞은 아티스트가 권위 있는 상 3개를 모두 석권한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임윤찬은 평범한 아티스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음악 매체는 지난 7월 이번 앨범 리뷰에서 “곡 사이의 전환에서 개별적인 독립체가 아닌 집합체로 곡들을 바라보려는 (임윤찬의) 인식이 엿보인다&rdqu
한화그룹이 프랑스 고음악의 정수를 담은 클래식 음악공연을 오는 6월 이틀에 걸쳐 선보인다.한화그룹은 “클래식 음악 공연 ‘한화클래식 2025’를 오는 6월 6일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고 16일 발표했다. 한화클래식은 한화그룹이 바로크 시대와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을 원전에 맞게 충실하게 다루고자 2013년부터 주최해 온 행사다. 국제 바흐 아카데미 창립자인 독일 지휘자 헬무트 릴링, 이탈리아 고음악 앙상블인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를 지휘하는 이탈리아인 조반니 안토니니 등 해외 고음악 거장들을 초대해 음악계에서 호평받아 왔다.올해 공연에선 강렬한 카리스마와 개성 넘치는 표현력의 소유자인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사진)과 프랑스 주요 고음악 단체인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첫 내한 무대를 선보인다. 프티봉은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넓은 음역대를 가진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바로크 음악과 현대 음악을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음악 시상식인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에서 최고 성악가로 선정됐으며 도이치그라모폰, 에라토 등 유명 클래식 음반사와 협업해 녹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올해 한화클래식이 선보일 프로그램은 ‘마법의 불꽃’이다. 프랑스 바로크 음악가들의 작품을 한데 엮어 극음악 형식으로 재창작한 프로그램이다. 신화 속 사랑과 배신, 복수 등으로 드러나는 강렬한 감정선이 소재다. 프티봉은 생생한 감정 표현과 무대 장악력을 살려 프로그램 이름처럼 불꽃같이 빛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란 게 한화그룹의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기획, 구성, 운영 등을 주관해 이번 프로
한화그룹이 프랑스 고음악의 정수를 담은 클래식 음악공연을 오는 6월 이틀에 걸쳐 선보인다.한화그룹은 “클래식 음악 공연 ‘한화클래식 2025’를 오는 6월 6일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고 16일 발표했다. 한화클래식은 한화그룹이 바로크 시대와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을 원전에 맞게 충실하게 다루고자 2013년부터 주최해 온 행사다. 국제 바흐 아카데미 창립자인 독일 지휘자 헬무트 릴링, 이탈리아 고음악 앙상블인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를 지휘하는 이탈리아인 조반니 안토니니 등 해외 고음악 거장들을 초대해 음악계에서 호평을 받아왔다.올해 공연에선 강렬한 카리스마와 개성 넘치는 표현력의 소유자인 프랑스 소프라노 파트리샤 프티봉과 프랑스 주요 고음악 단체인 아마릴리스 앙상블의 첫 내한 무대를 선보인다. 프티봉은 소프라노 중에서도 가장 넓은 음역대를 가진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바로크 음악과 현대 음악을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음악 시상식인 ‘빅투아르 드 라 뮈지크’에서 최고 성악가로 선정됐을 뿐 아니라 도이치그라모폰, 에라토 등 유명 클래식 음반사와 협업해 녹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올해 한화클래식이 선보일 프로그램은 ‘마법의 불꽃’이다. 프랑스 바로크 음악가들의 작품을 한데 엮어 극음악 형식으로 재창작한 프로그램이다. 신화 속 사랑과 배신, 복수 등으로 드러나는 강렬한 감정선이 소재다. 프티봉은 생생한 감정 표현과 무대 장악력을 살려 프로그램 이름처럼 불꽃같이 빛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란 게 한화그룹의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기획, 구성, 운영 등을 직접 주관해
“승객 여러분, 에어프랑스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하세요. 리허설은 오후 6시입니다.”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 상공 1만m 위에서 ‘깜작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지휘자가 비행기를 몰고 로마에서 파리로 데려온 것이었다. 기내 방송을 한 주인공은 산타체칠리아를 이끄는 영국인 지휘자 대니얼 하딩(사진)이었다.하딩은 항공사 에어프랑스 부기장이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사이먼 래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지휘 거장의 밑에서 실력을 쌓았다. 스물한 살 때 최연소로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했다. 하딩은 연주자와 다른 지휘자의 움직임을 세밀히 파악해 음악 해석에 반영하는 포용적인 지휘자다. 공간감을 살리면서 음색과 화음의 조화를 부각하는 데도 능하다. 2019년엔 유년 시절 항공 조종 소프트웨어를 다룬 경험을 살려 항공기 조종사가 됐다.하딩이 산타체칠리아를 이끌고 오는 12월 내한 공연을 한다. 임윤찬이 협연할 예정이다.이주현 기자
“음악 인생 100주년 때는 뭘 할 거냐고 많이들 묻습니다. 전 오래전부터 내려온 인류의 유산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다음 세대에 전달하면서 많은 이들이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게 제 몫 같습니다.”첼리스트 양성원이 자신의 첼로 인생 50주년을 맞아 15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성원은 한국의 1세대 첼리스트다. 1975년 7살 나이에 첼로를 시작해 20세기 음악 거장으로 꼽히는 헝가리 첼리스트인 야노스 슈타커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지금은 프랑스 본 베토벤 페스티벌과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프랑스에서 문화예술 공로훈장인 슈발리에를 받고 연세대 음대 교수, 영국 왕립음악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협주곡과 피아노 5중주로 엘가 후기 조명양성원은 첼로 인생 50주년을 기념하고자 이날 앨범 ‘에코 오브 엘리지’를 발매했다. 이 앨범엔 에드워드 엘가의 후기 걸작으로 꼽히는 첼로 협주곡(작품번호 85번)과 피아노 5중주(84번)가 담겼다. 형식과 분위기가 상반되는 이 두 곡을 함께 들어야 엘가의 음악 세계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양성원의 설명이다. 그는 “첼로 협주곡은 내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곡이자 세계 1차 대전에 대한 메모리(기억)인 반면 피아노 5중주는 꿈꾸듯이 시적인 부분들이 있는 영적인 곡”이라고 말했다.첼로 협주곡은 1919년 엘가 본인의 지휘로 이 곡을 초연했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와 녹음했다. 양성원이 2022년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지 열흘께 지나 작업했던 곡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녹음이 앞서 두 차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는 “(곡 해석을 놓고)
포르투갈에서 열린 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김아인이 우승했다. 피아니스트 유태웅도 3위에 올랐다.금호문화재단은 “포르투갈 비제우에서 지난 12일 폐막한 제6회 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김아인이 1위 및 청중상을 수상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유태웅도 같은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김아인은 금호문화재단이 유망 연주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금호영재 출신이다. 유태웅도 같은 재단에서 신진 연주자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금호영아티스트 출신이다. 이번 수상으로 김아인은 상금 9500유로(약 1538만원)를 받게 됐다. 내년 비제우 봄 음악 축제에도 초청 받아 공연하게 된다. 유태웅은 3위 상금 2000유로(약 324만원)를 받았다.비제우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비제우 봄 음악 축제의 일환으로 열리는 포르투갈 콩쿠르다.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활동 무대를 세계로 넓히기 위한 등용문 역할도 하고 있다. 이 대회는 2014년 처음 열린 뒤 파아노 부문과 기타 부문이 해마다 번갈아가면서 열리고 있다. 콩쿠르 참가자는 만 30세 이하로 제한된다. 2023년 열린 5회 대회에선 선율이 2위와 청중상을 수상했다. 2021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로 이름을 날린 브루스 리우도 2019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부터는 만 17세 이하 연주자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부문도 따로 열렸다.올해 대회에선 예선 영상 심사를 거쳐 피아니스트 27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8~11일 진행된 1차 경연과 준결선을 통해 3명이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지난 12일 포르투갈 비제우 비리아투 극장에서 열렸다. 김아인은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 드뷔시의 전주곡,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 등을 연주했다.
독일의 대표적 음악제인 ‘무지크페스트 베를린’에서 한국 악단이 피날레를 맡았다. 지휘자 홍석원이 이끄는 부산시립교향악단(사진)이 그 주인공이다.무지크페스트 베를린은 베를린에서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23일까지 열리는 음악제의 프로그램 일정을 지난 10일 공개했다. 무지크페스트 베를린은 베를린필하모닉과 베를린페스트슈필레가 여는 클래식 음악제다. 25일간 고전주의, 낭만주의, 현대음악 등을 가리지 않고 32차례 공연한다. 무지크페스트 베를린의 한국 악단 초청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경기필하모닉을 불렀고 2022년 국립국악원을 초청해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부산시향은 축제의 마지막 무대인 9월 23일 베를린필하모닉홀 공연을 맡는다. 박영희 탄생 80주년을 맞아 그의 관현악곡 ‘소리’를 시작 곡으로 연주한다. 박영희는 1973년 독일 정부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떠나 독일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다. 2020년 여성 최초이자 동양인 처음으로 베를린예술대상을 받았다.두 번째 곡은 박영희의 2023년 작품인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이다. 성경에서 예수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건넨 말에서 제목을 따왔다. 예수의 여성 제자인 막달레나는 예수의 부활을 처음 목격한 인물이다. 그는 예수의 무덤이 비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스승의 유해를 잃은 상실감에 운다. “심적 고통이 컸을 이들에게 차분하게 위로를 건네는 곡”이란 게 무지크페스트 베를린의 설명이다.부산시향은 모리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 D장조’도 연주한다. 피아노는 재미동포 2세 피아니스트인 벤 킴이 연주한다.이번 축제에선 세계적 악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가다. 2021년 KBS클래식FM은 2002명을 설문조사해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6619곡을 뽑았다. 1위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였다. 교향곡 5번 ‘운명’(10위),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12위), 교향곡 9번 ‘합창’(13위) 등 베토벤의 다른 곡도 상위권이었다. 어디에서나 사랑받다 보니 베토벤은 명곡보다 명반을 가리는 게 일이다. 세상에 나온 그의 음반만 1만5000여 장. 클래식 음악 입문자에겐 헤엄칠 엄두가 안 나는 망망대해다.영국 음악계의 전설적 평론가인 노먼 레브레히트가 쓴 <왜 베토벤인가>가 최근 국내에 출간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종종 평론을 기고하는 레브레히트는 구스타프 말러의 곡을 다룬 책 <왜 말러인가>를 2010년 펴내 음악적 식견을 입증받은 인물이다. 저자는 베토벤의 720여 곡 중 250여 곡을 추린 뒤 100개 주제를 기준으로 나눠 담았다. 여기에 곡별로 뛰어난 해석을 한 연주자는 누가 있는지 함께 다뤘다. 작곡가 인생에 집중하는 음악 평전은 피했다. 베토벤의 삶이나 음악사는 곁들이로 나온다.주제 100개 사이엔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다. 주제 하나에 짧으면 2쪽, 길어야 16쪽 분량이어서 어디서든 편하게 골라 읽기 좋다. 독자가 한입에 베토벤을 음미할 수 있도록 까다로운 음악 어휘나 이탈리아어 표현을 쓰는 것을 자제했다. 대신 괴테, 프로이트, 클림트와 같은 다양한 인물의 일화나 해석을 활용해 베토벤 곡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이 책의 영어판 부제가 ‘100가지 단편(pieces)으로 본 현상’이 된 배경이다.‘엘리제를 위하여’를 다룬 31장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현지 최대 음악제에 한국 악단이 피날레를 맡게 됐다. 지휘자 홍석원이 이끄는 부산시립교향악단이 베를린에서 오는 9월 23일 공연하기로 했다.무직페스트 베를린은 독일 베를린에서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23일까지 열리는 음악제의 프로그램 일정을 지난 10일 공개했다. 무직페스트 베를린은 베를린 필하모닉과 베를린 페스트슈필레가 여는 클래식 음악제다. 25일에 걸쳐 고전주의, 낭만주의, 현대 음악 등을 가리지 않고 32차례 공연을 연다. 무직페스트 베를린의 한국 악단 초청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경기필하모닉을 부른 뒤 2022년 국립국악원을 초청해 종묘제례악을 선보였다.부산 시향은 축제의 마지막 무대인 9월 23일 베를린 필하모닉 홀 공연을 맡는다. 시작곡으론 청주 출신 한국인 박영희의 탄생 80주년을 맞아 그의 관현악곡 ‘소리’를 연주한다. 박영희는 1973년 독일 정부 장학금을 받아 유학을 떠난 뒤 독일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작곡가다. 2020년 베를린 예술 대상에서 전 부문을 통틀어 여성 최초이자 동양인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소리’는 1980년 독일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에서 그가 여성 작곡가로서 첫 초청을 받은 뒤 선보였던 작품이다. 당시 독일에서 인기를 누렸던 한국인 작곡가인 윤이상과는 대비되는 음악적 색채로 현지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던 일화가 유명하다.두 번째곡으론 박영희의 2023년 작품인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를 선보인다. 이 곡은 성경에서 예수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건넸던 말에서 제목을 따왔다. 예수의 여성 제자였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서울문화재단은 기차 레일을 깔아가듯 기초예술 위에 예술가들의 꽃이 만발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10일 취임 100일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 서울연극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송 대표는 서울문화재단의 예술 진흥 전략을 '예술가 도시', '글로벌 문화 도시', '문화 향유 도시' 등 세 가지 테마로 소개했다. 연극 연출가 출신인 송 대표는 서울연극협회 회장, 서울시 문화수석 등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지난 1월 1일 이 재단 대표직에 선임됐다.“지원 예산 연 500억에서 700억원으로 늘린다”송 대표는 서울을 ‘예술가 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첫머리에 소개했다. 우선 예술가의 경력에 따라 A, B, C 세 단계로 나눠 지원하는 현 시스템에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예술인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인 ‘브릿지 과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원 확대를 위해 송 대표는 임기 3년간 서울시와 시 의회를 설득해 재단이 받는 지원 예산 규모를 연간 500억원 수준에서 7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지원 규모를 200억원 더 늘리겠다는 목표에 대해 송 대표는 “기초예술 지원에 100억원 정도가 필요하고, 축제나 국제 교류, 기반시설 구축, 콘텐츠 제작 등에 나머지가 필요할 것”이라며 “(예산이 늘면) 예술지원 신청자의 선정 비율은 현 13%에서 최대 20%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지원과 관련해선 “작년까진 서울문화재단이 직접 공연을 했다면 (앞으로는) 직접 제작을 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예술가들이 유관 기관과 협업해서 무대를 만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사진)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다음달 독주회를 연다.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서는 카네기홀 무대다.한국메세나협회는 “선우예권이 다음달 2일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 공연을 연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메세나협회가 기획한 ‘카네기홀 데뷔 콘서트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음악 인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이 프로젝트의 첫 연주자로 첼리스트 최하영이 선정된 바 있다.선우예권은 2017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피아니스트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선우예권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한 탁월한 피아니스트”라며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 그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해외 주요 공연기획사와 음반사 등에 한국 연주자를 소개하고자 코리아뮤직파운데이션과 협력하고 있다. 코리아뮤직파운데이션은 1984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이후 한국 연주자의 미국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기관이다.카네기홀은 1891년 세워진 뒤 다양한 아티스트에게 국제적인 공연 기회를 제공해왔다. 한국인 중에는 임형주, 조용필, 이선희, 김범수, 이루마 등이 이곳에서 공연했다. 카네기홀은 대형 무대인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엄(2804석 규모)과 젠켈홀(599석), 와일 리사이틀홀(268석) 등을 갖췄다. 선우예권은 2008년 플로리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카네기홀 와일 리사이틀홀에서 연주한 경험이 있다. 이번엔 젠켈홀을 무대로 쓴다.선우예권은 다음달 2일 공연에서 슈만의 ‘판타지’, 쇼팽의 &lsq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다음 달 독주회를 연다. 2009년 이후 16년 만에 다시 서는 무대다.한국메세나협회는 “선우예권이 다음 달 2일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 공연을 연다”고 7일 발표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메세나협회가 기획한 ‘카네기홀 데뷔 콘서트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음악 인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노루홀딩스, 설원량문화재단, 벽산엔지니어링, 아모레퍼시픽재단, 동성케미컬, CJ문화재단, 디엑스체인지 등 기업 8곳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포럼이 이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 프로젝트의 첫 연주자로 첼리스트 최하영이 선정된 바 있다.선우예권은 2017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우승했던 피아니스트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위촉한 음악계 자문위원들은 선우예권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한 탁월한 피아니스트”라며 “미국 클래식 음악계에 그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해외 주요 공연기획사나 음반사 등에 한국 연주자를 소개하고자 코리아뮤직파운데이션과 협력하고 있다. 코리아뮤직파운데이션은 1984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이후 한국 연주자의 미국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기관이다.카네기홀은 1891년 세워진 이후 다양한 아티스트들에게 국제적인 공연 기회를 제공해왔다. 한국인 중에는 임형주, 조용필, 이선희, 김범수, 이루마 등이 이곳에서 공연했다. 카네기홀은 대형 무대인 아이작 스턴 오디토리엄(2804석 규모)과 젠켈홀(599석), 와일 리사이틀홀(268석) 등을 갖추
전설의 지휘자에겐 최고의 악기가 하나씩 있다. 바로 공연장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에겐 보스턴심포니홀이 그랬다. 1900년 지어진 이 건물은 현대 음향학을 설계에 반영한 세계 첫 공연장이었다. 당시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이던 클레멘트 새빈은 쿠션이 있는 객석 수로 음의 잔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알아내 그 공식을 설계에 도입했다. 흡음재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을수록, 공간 용적이 좁을수록 잔향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도 반영했다.이렇게 도출된 최적의 건물 규격은 높이 18.6m, 길이 38.1m, 너비 22.8m. 이 수치는 보스턴심포니홀에 ‘공연장의 스트라디바리우스’란 별명을 가져다줬다. 공연장은 그 자체로 훌륭한 악기였다. 번스타인은 자신의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1949년 초연하는 것으로 보스턴심포니홀에 애정을 나타냈다. 다른 지휘자들도 콘서트홀이란 악기를 품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겐 베를린 필하모니가, 구스타프 말러에겐 빈 무지크페라인이 악기였다.이제는 이들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없다. 하지만 LP 앨범에 담긴 이들의 작품을 원음과 가깝게 재현하는 음악 감상 공간이 우리에게 있다. 음악 애호가들이 긴 시간 수집하고 어루만진 오디오와 악기들이 그곳에 있다. ‘그때 그 소리’를 탐닉하기 위해 디지털 대신 아날로그를 고수하는 공간.역사가 100년에 가까운 빈티지 오디오나 직접 제작한 스피커 앞에 서면 옛 거장들이 세월의 파도를 헤쳐 다가오는 것 같다. 소리
올해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타계 30주기를 기리기 때문이다. 이번 음악제에선 윤이상 추모를 주제로 한 공연과 학술 세미나가 열려 음악인들이 그의 업적을 되돌아볼 기회가 마련됐다.윤이상은 유럽에서 이름을 날린 1세대 한국인 음악가다. 경남 통영에서 유년·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1955년 유럽 유학을 떠난 뒤 1972년 독일 서베를린음대의 작곡과 교수가 된다. 당시 뮌헨올림픽 기념 문화 행사에서 오페라 ‘심청’을 만들어 초연했다. 1984년엔 자신의 교향곡 1번을 베를린 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초연하기도 했다. 다만 1967년 간첩 혐의로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한국에서 옥살이를 치러 후일 논쟁거리를 남겼다. 스트라빈스키, 카라얀, 죄르지 등 독일에서 활동하던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그를 구명하기 위해 한국에 탄원서를 보낸 일화가 유명하다. 통영국제음악당엔 1995년 별세한 윤이상의 묘비가 있다.이번 음악제의 둘째날 저녁엔 ‘윤이상을 기리며’ 공연이 펼쳐졌다. 대만 악단인 웨이우잉 현대음악 앙상블이 윤이상의 ‘협주적 단편’을 공연 첫 곡으로 선보였다. 대금 소리처럼 처연하게 떨리는 플루트 활용이 인상적이었다. 끝 곡인 ‘밤이여 나뉘어라’에선 죽음을 관조하는 듯한 소프라노의 차가운 노랫말과 죽음 사이에서 생을 증명하려는 듯한 플루트와 바이올린의 격렬한 연주가 섞여 윤이상의 강렬한 음악색이 도드라졌다. 프로그램 중간엔 윤이상의 제자들인 호소카와 도시오, 황룽판, 백병동 등의 곡을 연주했다.통영시가 2003년 시작한 윤이상국제콩쿠르도 신진 음악가의 등용문으로
경남 통영을 두고 정지용은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고 했다. 백석은 “자다가도 일어나 가고 싶은 곳”, 박경리는 “조선의 나폴리”로 불렀다. 김춘수, 유치환, 이중섭, 전혁림도 머물며 예술혼을 키운 곳이 통영이다. 이곳에서 음악제만 즐기면 반쪽짜리 여행이다. 예술가들의 흔적을 보며 영감을 얻어갈 만한 장소를 추렸다.충렬사 돌계단은 백석이 첫사랑을 묻어둔 곳이다. 키 183㎝의 모던보이였던 그는 통영 처녀 ‘란’에게 사랑에 빠진다. 그녀를 만나러 통영에 오길 수차례. 그는 란의 부모에게 인사를 겸한 청혼을 하지만 그녀를 보지도 못하고 결혼 승낙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란을 소개해준 친구가 “백석의 어머니는 기생 출신”이라고 말하면서 훼방을 놓은 끝에 그녀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렬사 맞은편 시비엔 당시 아픔을 삼킨 백석의 시 ‘통영2’가 적혀 있다.충렬사에서 바다를 향해 내려가면 ‘서피랑 99계단’이 나온다. 동백꽃과 나비가 그려진 이 계단에선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된 통영이 내려다보인다. 계단 담벼락을 따라 쓰인 문장들을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시내다. 시내 대로에서 왼편으로 꺾어보자. 유치환이 연애편지를 부친 통영우체국이 나온다. 동쪽으로 발걸음을 계속하면 김춘수 생가로 이어지는 골목이 눈길을 잡는다. 김춘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이 적힌 벽화가 알록달록하다. 언덕 너머 바닷가를 15분여 더 걸으면 유치환의 유품과 원고가 전시된 청마문학관이 있다.통영국제음악당에서 예술의 정취를 느낄 만한 곳으론 미륵산이 가깝다. 차로 5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앞에서 임윤찬은 더 특별해진다. 이 곡을 연주할 때면 그가 누르는 건반 하나하나가 악기가 된다. 각각의 건반들은 저마다 다른 사람이 연주하는 것처럼 통통 튀어오르는 음을 내면서도 서로 호응하면서 일정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건반들은 모여 오케스트라를 이루고, 임윤찬은 피아노란 이름의 악단을 이끄는 지휘자가 된다.30일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린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임윤찬은 리사이틀 공연으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선보였다. 바흐는 이 곡의 도입부인 아리아에서 나오는 멜로디를 활용해 서른 가지 버전의 변주를 만들었다. 3·6·9번째 등 3의 배수 차례에 나오는 변주들은 카논(돌림노래) 형식으로 만들어 곡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했다. 이 곡이 만들어졌던 1741년엔 피아노가 없었다. 당시 쓰였던 건반악기는 음의 강도를 표현하지 못하는 하프시코드. 이 때문에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악보엔 셈여림이 없다. 음의 세기를 피아노로 어떻게 표현할지는 연주자의 몫이다.연주시간도 피아니스트별 편차가 크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를 유행시킨 피아노 거장 글렌 굴드는 1955년 단 38분 만에 전곡을 모두 녹음했다. 빠른 템포로 연주하며 도돌이표를 과감히 생략하는 파격이 돋보였다. 1981년 녹음에선 분량이 51분으로 늘어났다. 2022년 5월 명동성당에서 선보였던 손민수의 연주는 81분이 걸렸다. 하프시코드의 리듬감을 살린 굴드보다는 숭고함이 더 살아나는 연주였다. 임윤찬이 이번에 쓴 연주시간은 78분으로 스승과 비슷했다. 그는 손민수가 명동성당에서 공연했던 다음 달 “손 교수님이 명동성당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연주하신 걸 듣고 감동받
“관객들이 선입견이나 지식을 갖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열린 마음과 열린 귀면 됩니다. 그럼 누구나 자신만의 하이라이트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라트비아의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는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압칼나는 2007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 아래 베를린 필하모닉과 공연한 이후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로열스톡홀름 필하모닉, 시카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악단들과 협연하며 명성을 쌓은 오르간 연주자다. 4월 2일 롯데콘서트홀, 5일 부천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20세기 곡 사이에 바흐 놓은 이유는압칼나의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에도 내한 공연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일정이 취소되면서 4년 뒤를 기약해야 했다. 다시 성사된 내한 공연에 대해 압칼나는 “모든 일이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고 믿는다”며 “우리 삶은 예측할 수 없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세기 곡들에 바흐가 섞인 구성이다. 압칼나는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를 첫 곡으로 연주한 뒤 바흐 <음악의 헌정> 중 6성부 리체르카레를 들려준다. 뒤이어 구바이둘리나의 ‘빛과 어둠’,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 등을 선보인다.20세기 곡 사이에 바로크 음악을 놓은 이유에 대해 압칼나는 “이런 조합이 다소 이색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제겐 전혀 특별하지 않은 구성”이라고 말했다. “20세기 작품과 낭만주의 작품, 현대 음악 모두에서 바흐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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